[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의 ‘배당금’ 지급 공약을 한 데 이어, 10일(현지시간)에는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로 과다 청구된 보험료를 30개 주(州)의 100만명에게 1인당 500달러(약 67만원)씩을 환급해 주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2분여의 연설 동영상을 올리고 “우리 행정부는 졸린 조 바이든(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꼬는 말) 시절 재앙이던 오바마케어 보험거래소를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한 미국 가정이 막대한 금액을 과다 청구 당했다는 걸 밝혀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다 청구된 금액이 최소 5억달러(약 6731억원)라며 “전 행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 조사까지 했으나 그 돈을 그냥 챙겼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옳은 일을 하고 있으며, 부당하게 갈취당한 사람들에게 돈을 돌려주고 있다”면서 환급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환급금이 “불과 몇주 안에 지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자료를 내고 “2026년 10월부터 자격을 갖춘 미국인들에게 수표가 발송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중간선거 전에 현금 지급 조처를 내린 것을 두고, 연방 정부가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선심성 정책을 편다는 ‘표(票)퓰리즘’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 연설에서 약속한 배당금 지급도 매표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미국 성인 1인당 5000달러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깜짝 공약’을 내놨다. 이에 민주당은 “매표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고, 언론에서도 법 위반과 실현 가능성 논란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배당금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분배된 금액을 훨씬 능가할 것이며, 재정 적자를 급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현재 성인 미국인은 약 2억4000만명으로, 5000달러씩 지급하면 총액은 1조2000억 달러(약 1616조원)에 이른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이를 두고 미국 정부가 이번 회계연도에 현재까지 지급한 국가 부채 이자 1조2700억달러와 맞먹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두 정책 모두 국민들의 실질적인 경제 부담을 가중한다는 논란이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 싱크탱크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의 마야 맥기니스 대표는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의 배당금에 대해 “차입을 늘리고, 금리를 끌어올리며, 장기적으로 경제를 약화하고, 부채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자녀들에게 더 큰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 비판하면서 “미국인이 실질적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고, 채권 시장이 재정 긴축을 간절히 호소하는 상황에서 예산을 폭증시킬 터무니없는 공약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바마케어 과다 청구 금액을 환급해 주겠다는 것도, 유권자들에게는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종료로 가계의 보험 부담을 끌어올렸다는 비판을 상기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오바마케어 종료로 건강보험료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각 가정이 보험료 부담 급증을 호소하고 있다. 수많은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해지하거나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가 보험사에 보험료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존 오바마케어 방식이 아닌, 의료 시장 가격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을 유도해 비용을 낮추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환급금이 “거대 보험사만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쏟는 민주당 때문에 발생한 보험료 급등분 전액을 상쇄할 것”이라며 “대형 보험사들은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대형 보험사에 모든 지급을 중단하고 그 돈을 국민에게 직접 지급할 것”이라며 “그러면 국민은 훨씬 낮은 비용으로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고, 남은 돈을 지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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