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개혁 첫 국민경청회 개최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경찰개혁 국민경청회’가 열렸다. [경찰청 제공]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경찰개혁 국민경청회’가 열렸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경찰개혁 첫 국민경청회에서 경찰을 향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번 경청회는 최근 경찰의 부실수사 사례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자체 쇄신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먼저 경찰의 전문성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지혜 한국여성변호사회 고충처리특별위원회 위원은 “수사는 이제 경찰의 부수적 기능이 아니라 본연의 기능”이라며 “변호사로서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형사소송법 등 기본적인 법률 지식과 민법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 수사관이 최소한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의 법리를 스스로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의 법률 지식과 역량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이어 경찰 상대로 사건을 청탁하는 관행이 암암리에 남아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여전히 어느 경찰서에서 사건을 원활히 처리하려면 누구에게 금품을 주거나 골프 접대를 해야 한다는 등의 얘기가 들려온다”며 “경찰만큼은 접대와 전관예우가 타파됐다는 확실한 신뢰를 국민에게 심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수사는 경찰의 기본 중 기본인 업무”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 전후로 경찰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음에도 여전히 경찰 수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따라다니는 데 대해 경찰 지휘부의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노력했음에도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어느 지역의 어느 수사관이 담당하더라도 책임감 있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믿음을 얻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청회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한 수사 공백에 대한 피해자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또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피해자가 경찰에 직접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별도의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진양희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만나는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창구가 닫혔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무엇보다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경찰 수사관을 대상으로 관련 법률과 제도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종결된 뒤 이의신청해도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로 이어지지 않아 제도의 효용을 체감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경찰에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어떤 순간에 경찰 신뢰가 어려웠는지 주권자 국민 여러분께 먼저 듣는 것이 개혁의 첫 걸음”이라며 “범죄 앞에서 불안감·어려움을 겪는 국민 분들의 목소리에 가장 무겁게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