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ETF 4.5억弗·이더리움 1.4억弗
제도화 지연땐 국내 2단계법 논의 지연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의 상원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미국 주요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하루 만에 5억9000만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투자심리도 흔들리고 있다. 법안이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지만 재협상에 필요한 시간이 촉박해지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진 모습이다.
17일 디지털자산 데이터 플랫폼 소소밸류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4억5033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직전 거래일인 14일 1억6004만달러가 순유입된 지 하루 만에 자금 흐름이 순유출로 돌아섰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일일 순유출 규모는 지난 6월2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같은 날 1억4147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전날 1억2102만달러가 들어왔지만 하루 만에 유출세로 전환됐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하루 동안 약 5억9180만달러에 달한다.
이튿날에도 순유출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0분 집계 기준 16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각각 9915만달러, 1393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최근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클래리티법의 상원 클로처(토론종결) 표결 부결이 꼽힌다. 미 상원은 15일 법안 심의를 이어가기 위한 클로처 표결을 진행했으나 찬성 49표, 반대 50표로 부결했다. 가결에 필요한 60표는 물론 찬성이 과반에 못 미치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이번 표결 결과를 두고 클래리티법의 무산보다는 입법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도 첫 절차표결에서 부결된 뒤 재표결을 거쳐 통과된 전례가 있는 만큼 첫 표결 결과만으로 법안이 폐기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다만 클래리티법은 지니어스법 당시보다 남은 입법 일정이 촉박하다.
이 연구원은 클래리티법 처리가 지연되더라도 미국의 디지털자산 제도화 흐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미 지니어스법이 제정된 데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기존 권한을 활용해 디지털자산 규제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국내 제도화 일정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에서 디지털자산 2단계 법제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시장구조 법제화까지 늦어질 경우 미국 제도를 참고하려는 국내 정책당국의 논의도 추가로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경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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