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상속주택 소수지분의 혜택 살펴보니
지분 크기·거주 여부·나이 따져 ‘주된 상속인’ 결정
주된 상속인만 5년 내 팔아야 양도세 중과 피해
소수지분자는 언제 팔아도 중과 안 붙어
내 집 먼저 팔면 ‘공동상속주택 특례’로 비과세 혜택
종부세·취득세도 상속지분은 주택 수에서 빠져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상속받은 집은 5년 안에 팔아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한다던데, 당장은 형이 살고 있어서 팔 수도 없어 걱정입니다
#. 서울 동작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거주하고 있는 김우리(58) 씨는 요즘 부동산 얘기만 나오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4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경기 하남시 아파트 한 채를 형과 절반씩 나눠 물려받았는데, 주변에서 “상속받은 집은 5년 안에 팔아야 세금을 적게 낸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남긴 부동산은 이 아파트 하나뿐이었다.
문제는 이 집을 팔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무주택자였던 형이 어머니 사망 후 하남 아파트로 들어가 지금까지 살고 있다. 상속 당시 10억원이던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14억원 안팎으로 올랐고, 공시가격은 7억6000만원 정도다.
지난 5월 10일 양도분부터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된다는 사실도 걱정됐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각각 더해져 최고 세율이 75%까지 오른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걱정이 더욱 커졌다.
집을 팔 수 없다면 지분이라도 정리하라는 조언도 들었다. 우리씨 몫인 지분 50%를 출가한 딸에게 증여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가 7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넘겨받을 딸이 증여세를 감당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내년이면 상속받은 지 5년이 되는데 팔 수도, 넘길 수도 없는 우리씨는 답답한 마음에 세무 전문가 ‘세금정상소’를 찾았다.
Q. 지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상속받은 지 5년이 되는 내년까지 하남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건가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5년이 지나도 세금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는 두 단계로 따져봅니다. 먼저 이 집이 세금을 아예 안 내는 ‘비과세’ 대상인지, 아니면 내야 하는 ‘과세’ 대상인지를 봅니다. 과세 대상이 맞다면 다음으로 세금이 더 무겁게 붙는 ‘중과’ 대상인지를 봅니다. ‘중과’란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조정대상지역(정부가 지정한 부동산 규제지역)의 집을 팔 때 기본 세율에 20~30%포인트를 얹어 세금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만약 우리씨가 상속주택인 하남 아파트를 먼저 팔면 비과세는 받지 못합니다. 동작구 아파트와 하남 아파트, 두 채를 가진 2주택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과는 어떨까요. 하남은 조정대상지역이고 우리씨는 2주택자이니 얼핏 중과 대상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예외가 있습니다. 형제가 함께 물려받은 집에서 지분이 적은 쪽, 이른바 ‘공동상속주택 소수지분’은 언제 팔더라도 중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ㅈ적용도ㅈ
즉 우리씨는 5년이 지나든 안 지나든 중과와는 무관합니다. 단순히 중과가 걱정돼 팔거나 증여하려던 것이었다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형님 입장에서도 하남 아파트가 유일한 집인 1세대 1주택자라 비과세를 받을 수 있으니, 두 분 모두 서둘러 처분할 이유가 없습니다.
Q. ‘소수지분’이라고 하셨는데, 저와 형은 정확히 절반씩 나눠 가졌습니다. 어느 쪽이 소수지분인가요?
A. 세법은 여러 명이 집을 함께 물려받으면 그중 한 사람, ‘주된 상속인’이 그 집을 가진 것으로 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지분이 있어도 ‘소수지분자’로 취급하는 겁니다.
주된 상속인은 이런 순서로 정합니다. ▷상속받은 지분이 가장 큰 사람 ▷지분이 같다면 상속 개시일 당시 그 집에 실제로 사는 사람 ▷그래도 정해지지 않으면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입니다.
우리씨와 형님은 지분이 50%로 같지만 형님이 나이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세 번째 기준이 형님에게 해당하니 주된 상속인은 형님, 우리씨는 소수지분자가 됩니다.
Q. 그러면 지금 살고 있는 동작구 아파트를 팔 때는 어떻게 되나요. 하남 아파트 지분이 있으니 2주택자로 세금을 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서 소수지분자의 가장 큰 혜택이 나옵니다. ‘공동상속주택 특례’라는 규정 때문입니다.
소수지분자가 상속주택 지분을 가진 채로 자기 집(일반주택)을 팔면, 세법은 상속주택 지분이 없는 것처럼 봐줍니다. 서류상으로는 두 채를 가졌지만 한 채만 가진 것으로 쳐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하는 겁니다. 물론 파는 집을 2년 이상 보유해야 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 산 집이라면 2년 이상 실제 거주도 해야 합니다.
우리씨가 동작구 아파트를 팔면 파는 날 기준으로 동작구와 하남, 두 채를 가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하남 지분은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1주택자로 비과세를 받습니다. 다만 양도가액이 12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이라면 12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세금을 냅니다.
이 특례에는 기한이 없습니다. 언제 팔더라도 하남 지분은 없는 셈 치니, 동작구 아파트는 5년이 지난 뒤 팔아도 똑같이 비과세를 받습니다. 상속주택 지분을 먼저 받고 나중에 일반주택을 샀든, 일반주택을 먼저 사고 나중에 지분을 상속받았든 순서도 따지지 않습니다.
한 가지 조건은 있습니다. 상속주택이 ‘따로 살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집이어야 합니다. 돌아가신 분과 같은 세대로 함께 살았다면 이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또 돌아가신 분이 집을 여러 채 남겼다면 그중 한 채(선순위 상속주택)에만 적용됩니다.
Q. 그럼 ‘5년 안에 팔아야 한다’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요?
A.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주된 상속인에게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주된 상속인이나 혼자 물려받은 단독상속인이 집을 여러 채 가진 상태에서 조정대상지역의 상속주택을 팔면, 상속받은 날부터 5년 안에 팔아야 중과를 피합니다. 5년이 지나면 그 상속주택도 다른 집과 똑같이 중과 대상이 되는 겁니다. 반면 소수지분자는 이 5년 제한 자체가 없습니다.
참고로 돌아가신 분이 집을 여러 채 남겼을 때 어느 집이 상속주택 혜택을 받는 ‘선순위 상속주택’이 되는지도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가장 오래 소유한 집 ▷가장 오래 거주한 집 ▷돌아가실 당시 살던 집 ▷기준시가가 가장 높은 집 순입니다. 어머니가 남긴 집이 하남 아파트 하나뿐인 우리씨는 이 문제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Q. 하남 아파트 지분을 계속 갖고 있으면 종합부동산세는 2주택자로 내야 하나요?
A. 종부세도 상속주택에 예외를 둡니다. 다음 세 가지 중 하나에만 해당하면 1세대 1주택 여부를 따질 때 상속주택을 주택 수에서 빼줍니다.
▷상속받은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집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 현재 본인 지분이 40% 이하인 집 ▷과세기준일 현재 본인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6억원(수도권 밖은 3억원) 이하인 집입니다.
우리씨의 경우 지분은 50%이긴하지만 지분에 해당하는 공시가격이 3억8000만원으로 6억원에 못 미칩니다. 따라서 5년이 지나더라도 계속 주택 수에서 빠집니다.
다만 주택 수에서 빠진다고 세금 계산 자체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공시가격은 동작구 아파트와 합쳐서 계산합니다. 다만 1주택자로 보기 때문에 1주택자에게 주는 세액공제(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Q. 나중에 이사하려고 새집을 사면 취득세는 어떻게 되나요? 2주택자라 중과되지 않을까요?
A. 집을 사서 취득할 때 내는 취득세는 새로 사는 집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이미 몇 채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세율이 달라집니다. 이때도 공동상속주택은 주된 상속인 한 사람이 가진 것으로 봅니다. 소수지분자가 다른 집을 살 때 상속지분은 주택 수에 넣지 않습니다.
우리씨가 새집을 살 때 상속지분은 빠지고 동작구 아파트만 세니 1주택자입니다. 새집을 산 뒤 동작구 아파트를 정해진 기한 안에 팔면 ‘일시적 2주택’으로 인정돼 일반세율로 취득세를 냅니다.
Q. 동작구 아파트를 팔고 난 뒤, 하남 아파트를 팔게 되면 어떻게 되나요? 저는 그 집에 산 적이 없으니 양도세를 더 많이 내는 것 아닌가요?
A. 동작구 아파트를 먼저 팔고 그다음 하남 아파트를 판다면, 그때는 하남 아파트가 유일한 집이 됩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고 12억원을 넘는 부분만 과세됩니다.
12억원 초과분에 대한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입니다. 1주택자가 집을 오래 갖고 오래 살수록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로, 보유기간 1년당 4%, 거주기간 1년당 4%씩 최대 80%까지 공제합니다.
우리씨는 하남 아파트에 산 적이 없습니다. 거주기간은 공동상속인 중 가장 오래 산 사람 기준으로 봐줍니다. 형님이 어머니 사망 후 4년을 살았으니, 우리씨도 4년 거주한 것으로 인정받는다는 뜻입니다.
지금 시세로 하남 아파트를 판다고 가정하고 우리씨 몫의 양도세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공동소유 주택은 지분별로 각자 세금을 계산합니다.
우리씨 몫의 양도가액은 14억원의 절반인 7억원, 취득가액은 상속 당시 평가액 10억원의 절반인 5억원입니다. 양도차익은 2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과세되는 부분은 전체 시세 14억원 중 12억원을 넘는 비율만큼입니다. 2억원에 14분의 2를 곱한 약 2857만원이 과세 대상 양도차익입니다.
여기에 보유(4년)과 거주(4년)에 해당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약 914만원)를 뺍니다. 기본공제 250만원까지 빼면 과세표준은 약 1693만원입니다. 15% 세율을 적용하고 누진공제 126만원을 빼면 양도소득세는 약 128만원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도 10%가 별도로 붙습니다.
Q. 소수지분자는 어떤 순서로 팔든 크게 걱정할 게 없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한 번에 정리해 주신다면요.
A.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째, 지금 사는 동작구 아파트를 먼저 팔면 공동상속주택 특례로 하남 지분은 없는 셈 칩니다. 기간에 관계없이 1세대 1주택 비과세(12억원 초과분은 과세)를 받습니다.
둘째, 하남 아파트를 먼저 팔면 비과세는 못 받지만, 언제 팔든 양도세 중과는 붙지 않습니다.
‘상속주택은 5년 안에 팔아야 한다’는 말은 주된 상속인에게만 해당합니다. 형제가 함께 물려받은 집에서 지분이 적은 쪽이라면 5년이라는 시계에 쫓길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형제 사이에 지분이 같을 때 누가 주된 상속인이 되는지는 상속 당시 거주 및 연장자 여부 등으로 갈리니, 본인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호원 기자 / 엄정상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세무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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