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일 위원 ‘동결’ 소수의견 개진
4분기부터 물가 상승세 둔화 예상
환율 하락에 통화정책 부담도 완화
수요측 물가오름세 추이 더 살펴야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로 0.25%포인트 연속 인상한 가운데 금통위원 중 유일한 소수의견을 낸 황건일 위원은 수요측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인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동결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은이 공개한 ‘2026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7명 중 6명은 기준금리를 3%로 인상하는 데 찬성한 반면, 황건일 위원은 현 수준인 2.75% 동결을 주장했다. 의사록에는 “황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기록됐다.
황 위원은 동결 근거로 우선 물가가 4분기부터는 점차 둔화할 것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물가는 당분간 목표치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4분기부터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여건도 바뀌었다고 황 위원은 짚었다. 그는 “원화의 상당 폭 절상에 따라 고환율에 대응하기 위한 제약적 통화정책 필요성에 대한 부담은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까지 빠르게 내려오면서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졌다는 논리다.
그러면서 황 위원은 “최근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 환율 흐름 속에서 수요측 압력에 의한 물가 오름세가 기조적일지 여부를 좀 더 확인하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가 이끄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 확인한 뒤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중동 지역 긴장 완화 여부와 반도체 사이클 피크아웃(정점)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인상에 찬성한 나머지 6명은 선제적 물가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한 위원은 “수요 압력이 누적되면서 근원물가는 2% 중반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헤드라인 지표 또한 목표 수준인 2%를 상당 기간 상회하고 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음에도 시중 유동성은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물가 상승세의 확산을 차단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굳어지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인상해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금융 여건이 비교적 양호하고 성장세가 견조한 시기에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을 선제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앞으로 기조적 물가 움직임과 경기 개선흐름, 가계부채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 시점과 폭을 결정해야 한다”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경기 개선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경제주체들에게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 되지 않도록, 금리 인상이 다양한 경제주체별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가면서 인상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