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브레인, AI·엔지니어 역량 결합
“AI 통해 변수 변화에 따른 결과 예측”
SK이노 울산 CLX에 관련 과제 5개 시행
설비 이상 감지, 현장 순찰 등에도 AI 활용
듀얼 브레인 고도화 위해 로봇개·드론 등 도입
[헤럴드경제(울산)=한영대 기자]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컴플렉스)는 ‘듀얼 브레인’을 통해 2030년부터 연간 약 1000억원 규모의 생산성 향상을 이룰 것입니다.”
1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 2026(WAVE). 행사장에 마련된 SK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생산 최적화 인공지능(AI)’ 체험존이었다. 체험존에 마련된 디스플레이에 정유 상부 제품의 냉각 에너지 온도와 하부 제품의 가열 에너지 온도를 입력하자, 2개 제품을 최상의 상태로 관리할 수 있는 온도값이 저절로 산출됐다. SK이노베이션이 확보한 빅데이터에 기반해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AI 기술은 단순히 전시용이 아니다. 이날 방문한 국내 최대 원유 처리시설이자 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SK이노베이션 울산 CLX의 중질유분해공정(HOU) 조정실에도 적용되고 있었다. 조정실은 24시간 교대로 공정 상태를 감시하고, 운전 조건을 조정하는 공간이다. 근로자들은 조정실에서 간단한 조작과 수십대의 모니터에서 표시된 AI 기반 데이터를 토대로 공정 최적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의 듀얼 브레인 과제 중 하나인 생산 최적화 AI가 이미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정창훈 SK에너지 제조 AI 추진팀 팀장은 “기존에는 현장 근무자들이 온도, 제품 투입량 등 다양한 변수를 직접 세밀하게 조정하며 원유를 정제해야 했다”며 “하지만 AI 시스템을 통해 변수 변화에 따른 결과를 예측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한 최적의 변수 세팅 값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 중인 듀얼 브레인은 사람 판단에 직접 참여하는 AI인 브레인 AI, 울산 CLX 엔지니어 역량을 더한 통합 운영 체계이다. 정 팀장은 “설비 관리 업무에는 근로자들의 경험이 녹아 들어야 하기 때문에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며 “듀얼 브레인은 결국 사람과 AI가 공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이 듀얼 브레인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울산 CLX는 여의도 3배 규모인 250만평을 자랑하는 만큼 근로자들이 모든 생산설비를 일일이 점검하기 힘들다. 설상가상으로 CLX 설비들의 평균 나이가 33.6세에 달하는 등 설비 노후화는 심각해지고 있고, 베테랑 인력인 베이비붐 세대 직원들의 약 50%는 2030년 퇴직을 앞두고 있다.
정 팀장은 “근로자들이 모든 설비를 관측 및 분석하고, 문제를 예측하는 건 힘들다”며 “시간·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CLX의 AI 전환(AX)를 위해 듀얼 브레인 관련 5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생산 최적화 AI를 포함해 ▷유틸리티 최적화 AI ▷설비 이상 예측 AI ▷정비 계획 AI ▷쉴드(SHEILD) 등이 있다.
유틸리티 최적화 AI는 공정 운영에 필요한 전력, 용수 등의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설비 이상 예측 AI의 대표 사례인 SKADI는 회전기기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진동과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읽어 이상 징후와 원인을 파악한다. 정비 계획 AI는 설비 이상 예측 AI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장비 시점을 제안하고, 쉴드는 사람 중심의 현장 순찰을 AI 기반 24시간 현장 관제로 발전시킨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르면 2030년 CLX의 98개 공정에 듀얼 브레인 운영 체계를 완전히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듀얼 브레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로봇개, 드론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로봇개, 드론을 통해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함이다. 울산 CLX는 현재 로봇개 1대를 도입하고 있는데, 최대 10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정 팀장은 “그동안 로봇을 운영하는 플랫폼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최근 로봇을 컨트롤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서 로봇개 도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드론 활용법에 대해서는 “드론을 통해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AI로 정밀 분석, 정비 시스템 자체를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정 팀장은 “60년 전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 공장으로 출발한 울산 CLX를 60년 뒤에는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듀얼 브레인으로 운영되는 공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yeongda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