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물부터 발효·숙성까지…하루 400만병 생산
분당 1000병 병입에도 이물질·용량까지 품질 검사
빈병 5~7회 재사용하고 폐열도 회수…친환경 공정
[헤럴드경제(홍천)=박연수 기자] “맥주의 맛을 결정하는 물을 홍천강에서 취수해 특수 처리와 여과 과정을 거친 뒤 양조용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태환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장)
지난 10일 방문한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공장에 들어서기 직전 눈에 들어온 건 광활한 강이었다. 바로 ‘테라’와 ‘켈리’의 근간이 되는 홍천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강원공장은 이 강에서 물을 끌어와 하루 평균 400만병의 맥주를 만든다. 테라와 켈리의 맛은 바로 자연이었다. 원료 선별부터 재활용까지, 처음과 끝도 친환경이었다.
공장 내부는 깔끔했다. 담금실 안으로 들어서자 담금솥과 당화조가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이곳에서 물과 맥아, 호프를 섞어 맥즙을 만든다. 맥아를 물과 함께 끓여 당을 뽑아낸 뒤 호프를 넣어 향과 쓴맛을 더하는 과정이다. 만들어진 맥즙은 다음 공정인 여과실로 넘어간다.
여과실에서 눈길을 끈 건 ‘이중 혼합 방지 밸브’였다. 하나에 50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설비다. 맥주 생산에 쓰이는 원료와 세척용 물 등 서로 다른 액체가 공정 중 섞이지 않도록 밸브를 이중으로 차단한다. 여과 공정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특히 마지막 단계인 마이크로 필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200만분의 1 크기 물질만 통과시킨다.
여과가 끝난 맥주는 발효 과정으로 이동한다. 고개를 들어도 한눈에 담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발효통이 끝없이 줄지어 있었다. 강원공장에는 108개의 저장 탱크가 있다. 한 대당 60만ℓ, 한 사람이 하루 10병씩 마셔도 330년을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발효와 저장에는 최소 20일이 걸린다. 유럽 맥주가 보통 4일 저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5배 이상이다. 최적의 맛을 위해 긴 저장 일수를 고수하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맥주는 제품동에서 병에 담긴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초록색 테라와 갈색 켈리 병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유리병들이 부딪히는 ‘짜르륵’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병입 속도는 분당 약 1000병이다. 눈으로 하나하나 쫓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빠른 속도에도 품질 검사는 촘촘했다. 검사기가 컨베이어벨트를 지나가는 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이물질이나 용량 부족 등을 잡아냈다. 불량률은 100만병당 4개 수준에 불과하다.
제품동에서는 병입뿐 아니라 빈병을 다시 쓰기 위한 작업도 이뤄진다. 회수된 빈병은 타사 제품과 섞이지 않도록 먼저 분류된다. 파손되거나 재사용이 어려운 병은 걸러낸다. 남은 병은 고온·고압의 특수 세척기로 약 35분간 세척·살균한다. 라벨과 이물질까지 제거한 뒤 다시 생산라인으로 돌아간다. 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7번 정도 재사용된다.
병뿐만이 아니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도 다시 쓴다. 강원공장은 국내 최초로 ‘열재생시스템’을 도입한 에너지 절감형 공장이다.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정작 공장 안에서 작업자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대부분의 생산 공정이 자동화됐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곳곳을 사람이 지키는 대신 컨트롤룸에서 24시간 전체 공정을 관리한다. 이날 컨트롤룸에서도 3명의 직원이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산라인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김태환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장은 “맥주는 외부의 빛과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며 “유통이나 보관 과정에서도 맛의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품질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siuu@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