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환율, 23개월만에 최저 수준

기준환율도 한달만에 50원 떨어져

“팔면 파는 대로 환차손” 속앓이 중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헤럴드DB]
서울 시내의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면세품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은 내국인의 구매 유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면세업계는 마냥 달갑지만 않다.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어서다.

1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면세품 구매 시 적용되는 원/달러 고시환율은 이날 기준 1337.9원으로, 2024년 10월 8일(1333.3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3일에 찍은 고점(1554.4원)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13.9%(216.5원) 급락한 것이다. 최근 1개월(8월 12일~9월 11일) 변동률은 -5.5%다.

국산품과 수입품 모두에 적용되는 면세품 환율은 서울외국환중개 전일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매일 자정마다 바뀐다. 달러 책정가에 일일 환율을 곱해 원화 환산 결제액을 결정하는 원리다. 이 때문에 면세품 환율 하락은 통상 내국인의 구매 유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월평균 고시환율이 1500원을 넘었던 지난 7월(1501.1원) 내국인 매출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내국인 구매인원과 매출액은 각각 136만3372명, 24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2%, 13.5% 감소한 실적이다.

이달 들어 환율이 1300원대를 유지하며 내국인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면세점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제품 매입 시점보다 환율이 떨어지면 판매 시점엔 오히려 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지난 1년간 환율이 1400~1500원대에서 움직이며 비싼 값에 제품을 사들였던 만큼 환차손이 불가피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품을 매입할 때 환율이 1400원대 중반, 1500원대였는데 지금 1300원대로 떨어졌다”며 “팔면 파는 대로 환차손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면세점들이 최근 국내 브랜드 제품에 적용하는 기준환율을 인하한 만큼, 수익성 계산은 더욱 복잡해졌다. 롯데·현대 면세점은 10일부터, 신라·신세계면세점은 11일부터 기준환율을 달러당 1400원에서 1350원으로 50원 내렸다.

기준환율은 면세점이 원화로 공급받은 국산품의 달러 기준 판매가격을 책정할 때 적용하는 환율이다. 기준환율이 떨어지면 달러 판매가격은 높아진다. 예를 들어 10만원짜리 국산품에 기준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71.4달러지만, 기준환율을 1350원으로 내리면 74.1달러로 비싸져 가격 메리트가 떨어진다.

더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최근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재고 매입 시점과 수량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다. 기준환율이 오락가락한 것만 봐도 면세업계의 고민을 짐작할 수 있다. 업계는 지난해 6월 기준환율을 1400원에서 1350원으로 내렸다가 같은 해 11월 1400원, 올해 3월 1450원, 7월엔 15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이번 인하로 15개월 만에 5차례나 조정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가파른 환율 변동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환율이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상품 매입 전략을 짤 수 있는데 예상을 벗어나고 있어 수익성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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