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번지 종로,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누리는 ‘문화 1번지’로”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해 노후 저층주거지 개선

한옥공방·독립서점·갤러리 연결한 로컬 관광벨트 구상

체류형 관광으로 골목상권 활력…주민 정주권 보호 병행

윤선희 의원이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종로의 노후 주거환경 개선 방안과 로컬 관광 활성화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양정원 기자
윤선희 의원이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종로의 노후 주거환경 개선 방안과 로컬 관광 활성화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양정원 기자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를 주민이 살기 좋고 관광객이 오래 머무는 ‘문화 1번지’로 도약시키겠습니다.”

윤선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1)은 역사·문화 자산을 지키면서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골목 곳곳의 한옥공방, 독립서점, 소규모 갤러리를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엮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윤 의원은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종로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는 것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각종 규제를 감내해온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돌려주는 동시에 관광으로 창출된 효과가 골목상권과 지역사회에 고르게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종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지역이지만 주민들은 오랜 기간 각종 규제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생활 불편을 감내해왔다”며 “종로의 문화적 가치를 지키면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보존과 개발의 균형…“지역 맞춤형 소규모 정비 확대”

윤 의원이 우선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으로 언급한 것은 역사·문화 보존과 주거환경 개선 사이의 균형이다. 종로에는 경복궁, 창덕궁, 북촌, 서촌, 삼청동 등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자원이 밀집해 있다. 그러나 고도제한과 문화재 주변 규제 등의 영향으로 노후 저층주거지가 상당수 남아 있고, 주택 개량과 재산권 행사에도 적지 않은 제약이 뒤따른다.

도시 전체를 바꾸는 대규모 재개발 방식만으로는 종로의 복잡한 지역 여건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윤 의원의 판단이다. 이에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을 추가로 지정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정비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역사적 경관과 보존 가치가 높은 공간은 확실하게 보호하되 현실과 동떨어진 중복·과도 규제는 서울시와 협의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규모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운 지역도 도시정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사업성을 보완하고 주민 재산권 보호와 주택 공급 확대를 함께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어려운 곳에는 지역 여건에 맞는 소규모 정비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며 “보존할 것은 지키면서도 주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이 종로의 한옥공방, 독립서점, 소규모 갤러리를 연결한 ‘로컬 문화·예술 투어 패스’ 구상을 밝히고 있다. 양정원 기자
윤 의원이 종로의 한옥공방, 독립서점, 소규모 갤러리를 연결한 ‘로컬 문화·예술 투어 패스’ 구상을 밝히고 있다. 양정원 기자

골목의 문화공간을 관광 콘텐츠로…체류시간 늘린다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시작한 윤 의원은 종로 관광정책의 무게중심도 유명 관광지 중심에서 지역의 일상과 골목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관광객의 동선은 경복궁, 창덕궁, 북촌 등 대표 명소에 집중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통과형 관광’에서 벗어나려면 한옥공방, 전통공예 체험공간, 독립서점, 로컬 갤러리, 지역 식당과 카페 등으로 발길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그 방안으로 가칭 ‘종로 로컬 문화·예술 투어 패스’를 제시했다. 한옥공방, 한지·매듭 등 전통문화 체험, 독립서점, 소규모 전시공간, 지역 맛집과 카페를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할인이나 패키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는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문화·상업 공간을 하나의 관광망으로 연결함으로써 방문객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소규모 점포와 예술공간에는 신규 고객과 매출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경제적 효과가 골목상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윤 의원은 “종로의 역사와 문화를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관광에서 주민과 상인의 일상을 채우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관광객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지역의 작은 상점과 문화공간에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관광 활성화 과정에서 주민의 정주권을 보호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했다. 종로에는 40~50년은 물론 3~4대에 걸쳐 살아온 주민이 많고, 그만큼 지역이 지닌 역사성과 상징성에 대한 자부심도 높다고 했다.

반면 관광객, 행사, 집회·시위가 집중되면서 교통 혼잡, 소음, 쓰레기, 주차난 등 일상적인 불편도 누적돼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관광 수요를 늘리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민 피해를 줄이고, 관광으로 생긴 혜택이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악·국회·지방의회 경험 연결…“성과로 보여줄 것”

성악을 전공한 윤 의원은 국회 보좌진과 기초의원 등을 거쳐 서울시의회에 입성했다. 처음부터 정치인을 목표로 국회에서 일한 것은 아니었지만 의원 보좌와 언론·대변인 업무를 경험하면서 지방정치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그동안 성악, 국회, 지방의회에서의 경험을 각기 떨어진 이력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진 과정으로 바라봤다. 성악이 목소리로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예술이라면 정치 역시 말과 소통을 통해 시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은 문화예술과 도시정책을 결합한 종로의 미래 구상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산업이나 기술적 기반뿐 아니라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고 머물고 싶어 하는 도시의 매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종로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역사·문화 자산을 이미 갖춘 만큼 새로운 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하기보다 기존 자원을 촘촘하게 잇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유명 명소와 골목의 문화공간, 상점, 주민의 일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종로만의 도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민과의 현장 소통도 의정활동의 중심에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시의원이 다루는 정책과 예산의 규모는 기초의원 때보다 커졌지만, 주민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추진 과정과 한계를 설명하는 정치의 기본은 달라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관광객에게 좋은 도시가 주민에게 불편한 도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종로구민이 실제 삶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추진 과정은 투명하게 설명하고 결과와 성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윤 의원이 “관광객에게 좋은 도시가 주민에게도 좋은 도시가 돼야 한다”며 종로를 대한민국의 ‘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양정원 기자
윤 의원이 “관광객에게 좋은 도시가 주민에게도 좋은 도시가 돼야 한다”며 종로를 대한민국의 ‘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양정원 기자

7toy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