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체류·소비가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야”
송리단길·방이시장·방이맛골 편입…잠실관광특구 2.75㎢로 확대
롯데월드·석촌호수·올림픽공원에서 골목상권까지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공연·스포츠 관람객의 경기 전후 시간 주목…LIVE DISTRICT 전략 제시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잠실에서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가 끝난 뒤 수만 명의 관람객은 어디로 향할까. 지하철역으로 곧장 이동하는 이들의 발길을 인근 식당과 전통시장, 골목상권으로 돌릴 수 있다면 대형 이벤트는 단순한 공연이나 경기를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서울 잠실관광특구의 새로운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 굵직한 관광자원을 갖춘 잠실에 송리단길, 방이시장, 방이맛골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관광객을 얼마나 많이 불러오느냐보다 이들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지역 곳곳으로 이동시키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김광철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송파2)이 잠실관광특구 확대 이후 첫 번째 화두로 ‘체류시간’과 ‘지역소비’를 꺼내든 이유다.
김 의원은 1일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LIVE DISTRICT: 이벤트가 도시를 움직이는 새로운 관광특구’를 주제로 잠실관광특구 지역확대 활성화 토론회를 열고 잠실의 관광·문화·스포츠 자원과 지역상권을 하나의 관광 생태계로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관광특구 0.44㎢ 넓어졌다…중요한 것은 면적 아닌 연결
서울시는 지난 8월 27일 송리단길과 방이시장, 방이맛골 일대 0.44㎢를 잠실관광특구에 추가 편입했다. 이에 따라 잠실관광특구는 기존 2.31㎢에서 2.75㎢로 확대됐다.
숫자로는 0.44㎢가 늘어난 것이지만 관광정책 측면에서는 의미가 작지 않다.
기존 잠실관광특구가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등 대형 관광시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새롭게 편입된 지역은 음식과 골목, 전통시장 등 일상적인 지역 콘텐츠가 강점이다.
대형 관광시설을 찾은 관광객을 골목으로 이동시키고, 골목을 찾은 방문객을 다시 공연과 스포츠, 쇼핑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결국 확대된 관광특구의 성패는 ‘얼마나 넓어졌느냐’보다 ‘얼마나 잘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의 문제의식이었다.
토론회에서 제시된 ‘LIVE DISTRICT’ 개념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잠실과 송파에서는 대규모 공연과 스포츠 경기, 축제와 문화행사가 연중 이어진다. 문제는 이들 행사의 관람객이 지역에 충분히 머무르지 않을 경우 대규모 방문수요가 지역경제 효과로 온전히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잠실을 찾은 방문객이 공연 전 송리단길에서 식사하고, 공연이 끝난 뒤 방이맛골을 찾거나 방이시장을 경험하도록 동선을 설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번의 공연과 한 번의 스포츠 경기가 주변 상권까지 움직이는 ‘도시 이벤트’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훈 국회의원도 자료집을 통해 관광특구 확대를 계기로 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 중심의 관광동선을 송리단길과 방이시장, 방이맛골까지 연결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쇼핑·레저에 지역 미식과 골목상권을 결합해 잠실을 복합 체류형 관광거점으로 발전시키자는 구상이다.
특히 공연과 스포츠 경기 이후 발생하는 방문수요를 지역의 체류와 소비로 연결하고 축제, 문화행사, 상권 활성화 사업을 함께 묶는 방안이 논의됐다.
하루 보고 떠나는 잠실에서 ‘하룻밤 머무는 송파’로
하정우 경기대학교 관광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구체적인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창수 경기대학교 관광문화대학 학장은 송리단길과 방이맛골, 방이시장 등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해 계절별 소규모 축제와 이벤트를 만들고 잠실만의 관광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관광 형태도 하루 동안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떠나는 방식에서 벗어나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를 위해 관광거점을 연결하는 교통체계와 스마트 관광서비스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용선중 전주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새롭게 편입된 지역의 미식 콘텐츠에 주목했다. 송리단길과 방이시장, 방이맛골의 먹거리 자원을 기존 관광특구와 연결해 관광객의 이동경로를 설계하고 국내외 홍보와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결합하면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를 함께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진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 부장, 추창식 방이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하동준 서울시 관광체육국 과장, 박미정 송파구 관광진흥과장도 토론에 참여해 관광현장과 전통시장, 서울시와 송파구 차원의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학계와 관광기관뿐 아니라 실제 상권 관계자, 서울시, 송파구가 한 테이블에 앉았다는 점도 이번 토론회의 특징이다.
이날 논의를 관통한 키워드는 ‘연결’이었다.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송리단길, 방이맛골, 방이시장이 각각 경쟁하는 관광지가 아니라 하나의 여행코스로 작동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관광지도 제작을 넘어 공연·경기 일정과 주변 상권의 할인·이벤트를 연계하거나 야간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방문객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관광특구 확대가 행정구역 조정에 머물지 않으려면 관광동선 구축과 콘텐츠 개발, 지역축제 연계, 상권 참여, 서울시·송파구·민간의 협력체계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는 관광객 숫자 자체보다 방문객이 송파에서 보내는 시간과 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비를 관광정책의 중요한 성과로 바라보자는 접근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관광특구 확대 이후의 정책 목표를 ‘지역 체감’에 뒀다.
그는 “관광특구 확대는 단순히 지정구역을 넓히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며, 그 소비와 활력이 지역상권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잠실은 이미 관광·문화·스포츠·쇼핑 등 뛰어난 자원을 갖추고 있다”며 “이제는 각 자원을 하나의 관광동선으로 연결해 잠실에 왔다가 송파 곳곳을 경험하고 머물게 만드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제시된 아이디어를 토론회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와 송파구의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오늘 토론에서 제안된 의견들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와 송파구, 지역상권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며 “관광 활성화 효과가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필요한 정책과 제도, 예산 지원을 세심하게 살펴나가겠다”고 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