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암면(月之暗面)’은 달의 뒷면을 의미하는 말로 3년 전 창업해 최근 큰 주목을 받은 중국 유니콘 기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우주선을 만드는 회사일까? 아니다. 지난달에 인공지능(AI) 모델 ‘키미K3’를 출시한 문샷AI의 중국어 이름이다. AI 모델 비교·분석 사이트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에 따르면 키미K3는 코딩, 멀티모달 등의 분야에서 여타 AI 대비 높은 성능을 보였다.
문샷AI가 미지의 달 탐구에 착안해 명명됐다면 그보다 먼저 깊은 바다를 탐구한다는 뜻으로 명명된 AI도 있다. 바로 작년 초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딥시크로 회사 로고도 심해고래다. 스탠퍼드대 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AI 인덱스에 따르면 2025년 2월 딥시크 출시 직후 미국과 중국의 최고 AI 성능 격차가 사상 최저인 0.4%로 근소하게 평가되기도 했다.
앞의 두 기업 외에도 즈푸AI, 바이촨AI, 미니맥스 등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중국 AI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처럼 중국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중국에서 AI를 포함한 첨단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데이터를 꼽을 수 있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필요한 과제가 있으면 일단 하고 보는 문화가 있다. 중국 사람은 느리다는 ‘만만디(慢慢的)’는 이제 옛말이다. 일론 머스크가 “실리콘밸리에서 실패가 없다면 충분히 혁신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고 평가한 미국 벤처기업 도전 정신과 상통한다.
불완전하더라도 일단 신속히 추진하게 되면 시장은 막대한 데이터의 피드백을 준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이해하며 사용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관용적인 소비 패턴도 기업 성공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정부의 AI 인프라 구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은 각 지방에 산업별 빅데이터 센터를 세우고 14억 인구가 생성하는 데이터에서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3대 로봇 기업인 애지봇, 유니트리, 유비테크의 본사는 상하이, 항저우, 선전 등 중국 남부 지역에 있다. 반면 중국 최초의 로봇 훈련 시설인 휴머노이드 로봇 데이터 센터는 베이징에 있다. 세계 최초의 로봇 마라톤 대회가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유다. 중국 로봇의 몸통은 남쪽에, 머리는 북경에 있는 셈이다.
중국 AI가 빠르게 발전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추격자의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 창립자인 량원펑은 “중국과 미국 AI의 격차는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에 있다”며 “이 격차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국은 계속 후발주자로 남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독창성을 바탕으로 추격자가 아닌 선발 주자가 돼야한다는 다짐으로 들린다.
미국과 함께 AI 산업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AI 발전 전략은 우리에게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그 속에서 협력 기회도 생겨날 수 있다. 미중 양국의 AI 발전 전략과 특징을 살펴 우리 AI 생태계 발전에 속도감을 더하는 요인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최강록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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