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시장조성자로 인간 판단과 기술 결합…하반기 23시간 거래 추진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Technology alone is not enough.”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급등락 장세에서도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비결로 기술과 인간의 판단을 함께 활용하는 시장 운영 방식을 제시했다. NYSE 상장 종목마다 지정시장조성자(Designated Market Maker·DMM)를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다.
린 마틴 사장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남준 의원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의 뉴욕증권거래소 방문을 맞았던 린 마틴 사장은 이날 한국 자본시장과의 협력 및 NYSE의 시장 운영 경험을 소개했다.
이날 린 마틴 사장은 대규모 거래가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기술 인프라가 시장 운영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3월 20일 NYSE 장 마감 경매에서 사상 최대인 35억7000만주가 거래됐고 거래 규모도 2305억달러(약 345조75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이처럼 많은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압박이 큰 상황에서도 작동하도록 설계된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러 거래시장의 주문과 거래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구축한 통합 거래 플랫폼 ‘필러(Pillar)’에 공을 돌리면서다.
하지만 주문을 처리하는 기술만으로는 시장의 가격 형성과 거래를 모두 맡기 어렵다는 게 린 마틴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NYSE에 상장된 모든 증권에는 지정시장조성자(DMM)라고 부르는 사람이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DMM은 종목별로 지정된 전문 시장조성자로, 개장·폐장 경매에 참여하고 거래 과정에서 매수·매도 호가가 원활하게 형성되도록 지원한다. 시타델 시큐리티즈(Citadel Securities), 비르투 아메리카스(Virtu Americas), GTS 시큐리티즈(GTS Securities) 등이 DMM으로 참여하고 있다.
린 마틴 사장은 “기술과 인간의 판단을 결합함으로써 더욱 우수한 시가 및 종가 경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결과 NYSE 상장기업들은 모든 업종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으며, 변동성은 낮고 호가 차이도 더 좁았다”고 말했다.
린 마틴 사장은 이날 올 하반기 미국 증시의 거래시간을 23시간으로 확대하는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주 5일 기준으로 거래시간을 기존 16시간에서 23시간으로 확대해 사실상 하루 종일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에는 19개에 달하는 증권시장이 있어 미국 주식시장 전체를 연결하는 작업이 가장 복잡했다”고 말했다.
린 마틴 사장은 한국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매우 특별한 것을 이뤄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자본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정교함, 그리고 의지를 갖춘 경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자본시장을 지켜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함께하는 진정한 파트너로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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