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검사 수사권 폐지, 중수청·공소청에 합수본 ‘흔들’

정성호 법무부 장관 “검사 수사권 없어 참여 근거 없어”

윤호중 “‘공중경’ 합수본으로”…이대통령 “고민해달라”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행안부·경찰청·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행안부·경찰청·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검찰청 폐지에 맞춰 개정되는 새 형사소송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검사의 수사권 자체가 사라지게 되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이후 합동수사본부(합수본) 형태의 수사가 불가능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기존에는 검찰과 경찰이 함께 대응하는 형태의 합수본 수사가 이뤄져 왔는데 이 합수본의 설치·운영 근거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개정 형사소송법은 일부 규정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에 맞춰 새 법이 시행되는 것으로,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검사의 전면 수사 폐지를 골자로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두고 법조계·법학계에서 ‘논의 과정도 부족하고 법안 내용도 미흡한 졸속 개정’이란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날(5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이와 관련된 우려가 언급됐다. 합수본 형태의 공조 수사 체제에 대한 법적 근거가 10월 이후 취약하다는 지점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합수본 운영 근거가 굉장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사의 수사와 관련해 ‘금지되지 않았으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정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수사를 못 하게 돼 있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에 참여했을 때 증거능력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합수본에서 검사들이 수사에 참여했을 때 그 한계가 불명확하고 이 근거가 수사 준칙 등에서 명확하게 되지 않으면 공소 유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 이후 형사사법체계가 바뀌고 나면 공소청 검사들은 수사 자체를 할 수 없어 지는데 그에 따라 합수본 수사 체제 자체의 법적 근거도 취약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에서 ▷금융·증권범죄 합수본 ▷보이스피싱 범죄 합수본 ▷가상자산범죄 합수본 ▷국가재정범죄 합동수사단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수사팀 ▷마약범죄 정부합수본 ▷정교유착 비리 합수본 ▷불법 의약범죄 합동수사팀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합수본 등 총 9개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정 장관은 전날 업무보고에 앞서 경기 과천 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가장 큰 성과를 내는 것이 검·경 마약 합수본”이라며 “마약 합수본이 10월이 넘어가면 검사가 취득한 증거는 수사에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빨리 합수본 활동·설치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대검과 경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 전문 수사 인력이 모여 만들어진 마약범죄 정부합수본은 출범 6개월 만에 조직 범죄집단 8개 세력 등 총 235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 역량을 보여왔다.

반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검·경 합수본이라기보다는 공중경(공소청 검사·중수청 수사관·경찰) 합수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검사가 수사에 참여하지 않고 법률적 자문이나 영장 심사, 청구 정도만 하면 합수본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경우 공소청 검사 파견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개정 형소법 시행과 관련해 “실무단위에서 가능한 경우를 최대한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제도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고칠 수 있는 것이기에 방법을 찾아달라”라며 “합수본은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미리 (대안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주문했다.

합수본뿐만 아니라 특별검사(특검) 수사 법적 근거도 흔들리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특검법에서 특검의 경우 검사의 권한 및 의무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검)이 지난 2월 출범해 오는 23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특검은 관련 법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출범을 앞두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 수사권을 폐지한 상황에서 특검에 검사를 파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