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심의위 신설…지자체에도 조사·처분권
조선·플랜트·전력 불공정 하도급 집중 점검
상조회사 선수금 관리 및 자산운용 실태 점검
10년 규제개선 전수점검해 추가 과제 발굴
AI 허위광고 감시 강화…ESG 공시도 확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속고발제 개편을 추진한다.
계열회사를 누락한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에게는 개인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선·플랜트·전력 등 국가기반 산업의 불공정 하도급을 집중 점검하는 등 공정거래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한다. 아울러 지난 10년간의 규제개선 과제를 전수 점검해 추가 개선과제를 발굴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 ‘독과점 구조개혁과 공정성장 기반 구축’을 목표로 민생 공정거래 질서 확립, 경제주체 간 힘의 불균형 완화, 디지털 시장 혁신 생태계 조성, 대기업집단 경제력 집중 완화,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선 등 5대 분야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먼저 공정거래 집행체계 개선의 일환으로 전속고발제를 개편한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다만 책임 있는 고발권 행사를 위해 국가기관별로 ‘고발심의위원회(가칭)’를 운영하는 등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직접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민 수 기준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광역 지방정부에는 갑을 3법(하도급·가맹·대리점법)과 표시광고법 일부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처분권도 부여한다. 계약서 미교부 등 현장에서 즉시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조사권을 부여하고 법 위반 시 과태료와 시정권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조사 개시 전 공정위 통보, 조사 결과 보고, 공정위의 시정요구 권한 등을 통해 중복 집행과 오집행을 방지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국제정세와 공급망 위기를 악용한 담합과 생활밀접 분야 불공정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화학제품·페인트·석유제품 담합과 복지시설 식자재 납품 리베이트 등을 조사·시정하고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담합 처분시효를 최대 15년으로 연장하고 자진신고 감면제도도 손질한다.
특히 농산물 유통과 방위산업 등 경쟁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분야에 대한 규제 개선에 나선다. 지난 10년간 추진한 규제개선 과제를 전수 점검해 추가 개선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상조회사의 자산운용 현황과 선수금 통지의무, 선수금 의무보전 비율(50%) 준수 여부도 점검하기로 했다.
경제적 약자의 협상력도 강화한다. 하도급업체와 대리점주 간 단체구성권을 명문화하고 단체협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도급법과 대리점법 개정을 추진한다. 조선·플랜트·전력 등 국가기반 산업의 불공정 하도급을 집중 점검하고 산업재해 빈발 분야의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 전가 행위도 엄정 제재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제도도 손질한다. 가맹본부가 광고·판촉 행사를 할 경우 점주 대상 동의절차와 결과 통지 의무를 부과한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주유소 등의 경영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혼합판매를 허용하고 사후정산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석유유통 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개정한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경쟁 촉진과 혁신 기반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독점력 남용행위 등 법 위반 유형을 구체화하고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공정거래법 하위규정을 정비한다.
스마트폰의 미구현 인공지능(AI) 기능을 향후 제공되는 것처럼 광고하거나 특정 조건에서 기기 성능이 제한되는 사실을 숨기는 등 소비자 오인을 유도하는 부당광고를 조사·시정한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애플의 ‘더욱 개인화된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 지연에 대한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SNS에서의 AI 활용 허위광고를 신속히 차단하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와의 정보공유 협력체계를 기존 구글에서 네이버와 메타 등으로 확대한다. AI를 활용한 위해제품 감시 대상 플랫폼도 기존 8개에 번개장터, 당근마켓, 중고나라 등을 추가해 11개로 확대한다.
대기업집단 규율도 강화된다. 계열회사를 누락한 경우 총수 개인에게 누락 계열사의 자산합계액과 연평균 매출액 가운데 큰 금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중대·반복 누락 행위에 대한 공정위 고발기준도 강화한다.
계열회사 누락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미지정 기간 동안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하도록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시장 자율 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공시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 소수주주권 행사 결과,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P) 도입 여부 및 운영현황 등을 공시 항목에 추가한다.
반복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가중 기준도 현행 ‘5년간 4회 이상 위반 시 10%, 7회 이상 20%’에서 ‘2회 이상 10%, 4회 이상 50%’로 강화한다.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바람직한 소유·지배·행태 기준과 이를 계량적으로 측정하는 평가지표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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