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시설 교체·새로운 명소에 설치

편지 한 장이 1년 뒤 특별한 기억으로

예천군이 주요 관광지에 설치돼 있던 노후화된 느린우체통을 교체, 추가 설치했다.[예천군 제공]
예천군이 주요 관광지에 설치돼 있던 노후화된 느린우체통을 교체, 추가 설치했다.[예천군 제공]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여행길에서 문득 마주한 빨간 우체통 하나. 다만 이 우체통은 조금 특별하다.

지금 부친 편지가 오늘이 아니라, 내년 이맘때쯤 다시 내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예천군은 최근 오래된 느린 우체통을 손질하고, 석송령과 용궁역 같은 새로운 명소에도 우체통을 더했다.

장안사와 곤충생태원, 삼강주막에서 이어져 이제는 다섯 곳에서나 ‘시간을 보내는 편지’를 만날 수 있다.

회룡포 물돌이의 유장한 흐름, 삼강주막의 고즈넉한 풍경, 수백 년을 버텨온 석송령의 기개, 그리고 기차가 드나들던 용궁역의 추억…. 그 앞에 놓인 우체통은 단순한 철 상자가 아니라, 순간을 붙잡아 내일로 전해주는 작은 추억의 서랍이다.

예천을 찾은 이들이 적은 글은 곧 미래의 자신에게 건네는 약속이 되고, 함께한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기억의 조각이 된다.

김학동 예천 군수 역시 “작은 편지 한 장이 시간이 흘러 특별한 기억으로 되돌아온다”라는 말을 곧잘 하곤 한다.

그래서 그는 이 느린 우체통이 단순한 체험 거리를 넘어, 예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느린 삶의 미학’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시간은 빠르다. 그러나 예천의 느린 우체통 앞에서는 잠시 멈추어 설 수 있다. 천천히 적어 내려간 몇 줄의 글이, 언젠가 내게 다시 돌아와 더 깊은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ks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