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2.81%…직선제 대통령 9인 중 20%대 수익률 유일

올해 코스피 상승률 38%…G20 주요 증시 지수 중 최고 수익률

他 정부 대비 구체적이고 선명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제시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상승도 대외적 호재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0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관계자들이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장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종료했다.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밝게 웃으며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0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에서 관계자들이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전장보다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종료했다.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밝게 웃으며 참가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신동윤 기자 정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재명 정부의 취임 첫 100일간 코스피 수익률이 같은 기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역대 다른 대통령들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논란에 국한된 단발성 사안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코스피 5000 시대’ 개막을 공언하면서 임기 초반부터 속도감 있게 내달린 자본시장 활성화와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쓸 정도로 강력하게 작용한 덕분으로 읽힌다.

올해 상승률도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던 코스피 지수가 향후 정부와 여당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 재부각에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선출된 대통령 9명의 취임 후 첫 100일간 코스피 지수 등락률에 대해 분석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99일째인 전날 종가까지 코스피 지수는 22.81%(2698.97→3314.5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대통령 중 유일하게 2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인미답’의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날 장중 코스피는 3317.77까지 올라 2021년 6월 25일 기록한 기존 장중 사상 최고점인 3316.08을 4년 2개월 만에 넘어섰다. 지난 6월 20일(3021.84)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넘은 지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점마저 뛰어넘은 것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기존 최고치(3305.21, 2021년 7월 6일)를 깼다.

이재명 대통령의 뒤를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김영삼(12.98%), 노태우(11.10%) 전 대통령 순서로 따랐다. 이명박(7.88%), 노무현(3.89%), 문재인(3.01%) 전 대통령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박근혜(-1.46%), 윤석열(-3.61%) 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38.53%) 전 대통령은 첫 100일간 코스피 지수 등락률에서 ‘마이너스(-)’에 그쳤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해외 주요국 증시 성과 대비로도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38% 상승해 G20 국가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최근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 경신을 이어가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11%),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9%)보다도 코스피 지수의 상승세가 훨씬 더 큰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역대 다른 정부들과 비교했을 때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증시 부양, 주주환원 강화 정책 등에 대해 구체적이면서도 선명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 코스피 지수의 상승 폭을 확대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취임 1주일 만에 첫 외부 활동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자본시장을 부동산 버금가는 투자 수단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강조해 온 1차 상법 개정안이 코스피 상승 랠리를 이끌었단 평가가 나온다. 이사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한 내용이 골자인 1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7월 3일 국회에서 처리된 이후 코스피는 상승 랠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등 내용이 담긴 점이 뜨겁던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도 이재명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이 임기 초 불장을 주도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명확히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여론 악화 후 코스피는 두 달 넘게 박스권에 갇혔다. 이후 대주주 기준 현행(50억원) 유지 입장을 여권이 정부에 전달하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가 결정한 정책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50억원 복원 가능성을 시사한 것만으로도 코스피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연고점’ 돌파에 성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주주 기준 현행 유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단 소식만으로도 코스피는 역대 최고점을 뚫고 더 높은 곳까지 올라섰다.

9월 코스피 상승률은 4%로, G20 국가 중 가장 컸다. 최근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재부각되며 투자 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외국인이 9월 들어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다시 순매수로 전환한 영향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정책적 지원이 보편화되는 추세이고, 한국 정부도 이에 발을 맞춘다면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배당소득세 최대 세율 25%로 하향까지 논의가 된다면 본격적인 글로벌 대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상법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여타 현안이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된다면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70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모습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 확실시되고,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는 것도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최근 미 경제와 관련한 각종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오히려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나쁜 것도 좋다’(bad is good) 식의 반응이 나왔던 까닭이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마무리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305.21(2021년 7월 6일)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3317.77을 기록하며 기존 장중 사상 최고점인 3316.08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합]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마무리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305.21(2021년 7월 6일)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3317.77을 기록하며 기존 장중 사상 최고점인 3316.08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합]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하며 다우존스 전망치(3.3%)를 밑돌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잠재웠다는 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인하 시 달러 약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점도 국내 증시 흐름엔 유리한 지점이다. ‘큰손’ 외국인 투자자가 ‘환차익’ 매력에 국내 증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모멘텀(동력)이 우려보다는 양호한 편이어서 연준의 금리인하를 경기침체 방지를 위한 ‘보험성 인하’로 여기는 게 시장의 분위기라면서 “당분간 금리인하 강도 및 성격, 이후 증시 경로를 놓고 시장의 셈법이 빈번하게 바뀌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여러 차례 출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가 상승세를 지속하려면 결국은 기업 실적 개선 등 근본적이고 구조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연구원은 “제도적인 변화는 코스피 지수 하단의 리레이팅(재평가)에 기여하고 있지만, 지속성과 추가 레벨업(상승)은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호전과 실적 추정치 상향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