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3개월새 7% 절상 브라질이어 신흥국 2위 전문가 “적정환율은 1100원” 美 환율 관찰국 지정도 부담
올 하반기들어 원화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면서 전전긍긍하는 것은 외환당국이다. 이전 같으면 환율 적정선을 평가해 방어에 나섰겠지만 지금은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우리시간 18일 새벽 공개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외환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신흥국 중 절상률 2위, 적정 환율은…=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JP모간 신흥시장통화지수는 올 들어 5.8%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 약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원화 강세는 두드러졌다. 삼성증권이 최근 블룸버그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통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을 비교해볼때 지난 3개월 간 원화의 절상률은 7%에 육박하며 브라질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신흥국 통화 강세가 투자에 있어 최적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보뱅크 채권분석가들은 신흥국 등 위험 자산에 투자 수요가 높아질 수 있게 된 ‘골디락스(goldierocks) 시나리오’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골디락스란 너무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상황을 의미한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와 증시의 강세는 이 골디락스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이 적정수준이란 평가도 나온다.
▶외환당국의 딜레마=다만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은 원화가 고평가 국면에 접어드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1100원 이하의 원/달러 환율은 실질실효환율로 평가할 때, 고평가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외환당국으로선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을 막기 위한 개입에 들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환율 조작국’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어 쉽게 개입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BHC 법안과 한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가 증시와 환시 강세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봤다.
BHC 법안의 목적은 ‘미국을 대상으로 환율을 조작하여 과도한 무역 이익을 취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것이다. 지난 4월 미 재무부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을 비롯해 한국까지 관찰국가로 지정했다.
박성현 연구원은 “환율조작국가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과 대만 2개국으로 압축된다”며 “외환시장 개입 조건이 만족되는 즉시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꿔 말하면, 당분간 우리 정책당국이 외환시장에 달러 매수 개입을 통해 환율을 높이기 힘들 것이라는 인식이 강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인식이 원화 강세 압력을 넣고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향후 외환시장은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와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가 반복되며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선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연구원은 “당분간은 원화 가치와 코스피 지수 강세 연장에 대한 베팅을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환율변동 원인은= 원화 강세에 대한 여러 설명들이 있지만 크게는 4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브렉시트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통화 완화 기대감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자금 대거 유입 ▷구조적 경상 흑자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및 신용등급 상향조정 등이다.
윤창용 연구원은 “이처럼 대내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최근 원화 강세가 심화됐다”며 “중장기적 시각에서의 원화 강세 흐름은 유효하나, 단기적으로는 원화 절상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는 원론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투기적 요인’에 의한 변동도 환율이 움직이는 원인 중 하나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기적 요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언급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한국으로 외화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환율은 다른 이야기이고 변동성이 있어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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