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마린솔루션, CLV 확보 위한 유증 추진

신성장동력·정책 수혜 기대감에 주가 폭등

유증 규모 늘면 LS전선 참여 부담도 클 듯

LS마린솔루션 신규 선박 조감도. [LS마린솔루션 제공]
LS마린솔루션 신규 선박 조감도. [LS마린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LS마린솔루션은 대규모 유상증자 및 신규 투자 계획을 결정했는데,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정책 수혜 전망에 주가가 급등했다. 모회사인 LS전선의 유증 참여 가능성은 높지만, 주가가 크게 올라 자금 부담이 늘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LS마린솔루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 최대 주주로, 지분 66.7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했다.

앞서 LS마린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서 278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 자금은 1만3000톤급 초대형 해저케이블 포설선(CLV·Cable Laying Vessel) 확보에 투입된다. 이 선박은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을 안정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특수 목적 장비로,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의 핵심 인프라가 된다.

기존에 LS마린솔루션 보유한 포설선은 자체 추진력이 없는 CLB(Cable Laying Barge)로, 기동성 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선박 투자가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이 공개한 유증 설명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해저 통신 케이블 시장은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163% 성장할 전망이다. 데이터 수요 폭증과 재생에너지 연계 송전망 확대가 주요 배경이다.

턴키 솔루션 강점…2030년 美 진출 목표

LS마린솔루션은 향후 CLV를 앞세워 LS전선과의 턴키 방식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S전선은 500kV급 HVDC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이며, LS마린솔루션은 이를 실제 시공할 수 있는 포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해 2023년 10월 ‘턴키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국제 인증을 획득, 해저케이블 설계부터 설치까지 일괄 입찰할 수 있는 역량을 공식화했다. 해당 인증은 최근 유럽과 북미의 발주처에서 요구 사례가 늘고 있어, 글로벌 해저 전력망 수주 경쟁에서 강점으로 여겨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고속도로’ 공약과 맞물리며 이런 사업 구조는 더 주목받고 있다. 해당 공약은 서해안~수도권 간 HVDC 해저망 사업 시기를 2030년까지 앞당기겠다는 계획으로, 지방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에 직접 송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HVDC 해저케이블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행 가능한 기업에 수주 기회가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S마린솔루션은 CLV를 통해 2030년 미국 시장 진출도 구체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활동 중인 해저 시공 전문 업체는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등 글로벌 탑티어 기업 몇 곳뿐”이라고 말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1만3000t급 CLV 도입 후에는 연간 약 1500억~2000억원의 신규 매출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유증 참여시 그룹 시너지 강화

이런 가운데 LS전선의 유증 참여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의 모회사이자, LS마린솔루션이 새 정부 핵심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과 직접 연결된 만큼 유증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유증은 그룹 차원의 시너지 강화 차원에서도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모회사가 자회사 유증에 참여하지 않으면, 시장에서는 이를 성장성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최근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뛰면서 유증 규모 자체가 더 커지면, LS전선의 재무 부담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유증 발행가는 일정 기간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현재 기준으로 유증 전량에 참여할 경우 LS전선이 투입해야 할 자금은 약 185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LS전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1844억원)에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k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