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로이터]
워런 버핏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1분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맥주 브랜드와 수영장 건설 기업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 모두 주가가 고점에 비해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매입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가 공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콘스텔레이션 브랜드와 풀 코퍼레이션으로 집계됐다.

콘스텔레이션 브랜드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4분기 새로 포트폴리오에 담은 종목으로 2분기 연속 대규모 사들였다. 풀 코퍼레이션은 2분기 동안 보유 지분이 2배가 될 정도로 빠르게 비중을 키웠다.

주가만 놓고 보면 두 종목 모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콘스텔레이션 브랜드는 버핏이 처음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 주가가 250달러 선을 오갔지만 2025년 2월 들어 160달러선까지 크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버핏은 해당 종목 매입을 계속해 나간 것이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고려하면,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현금흐름이 꾸준한 것이 콘스텔레이션 브랜드가 버핏을 사로잡은 이유로 보인다.

특히 멕시코 현지 대규모 공장 신설에 따른 자본적 지출(Capex)이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현금흐름이 더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 버핏을 매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두번째로 많이 사들인 풀 코퍼레이션은 수영장 건설 전문 기업으로,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만 머무는 미국인들이 앞다퉈 주택 수영장을 지으면서 특수를 맞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2023년부터는 계속해서 분기 매출이 역성장을 하는 상황이다. 주가도 한때 500달러를 넘었지만 현재는 300달러 안팎을 오갈 뿐이다.

그럼에도 이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0배로, 역사적 PER 밴드 상단에 위치해 있어 여전히 실적 대비 주가가 고평가 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기업을 버크셔 해서웨이가 꾸준히 매입하는 것은 수영장 건설이 아닌 유지보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때 대거 만들어 놓은 수영장을 유지보수 및 관리하려면 풀 코퍼레이션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장 건설보다 유지보수가 수익성 측면에선 더 뛰어나다.

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나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쓸 필요가 없는 것도 버크셔 해서웨이 입장에선 반가운 부분이다. 그만큼 벌어들이는 현금을 배당 및 자사주 매입 확대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 매출의 대부분이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덕분에 ‘트럼프 관세’에서 자유롭고, 그간 도매 시장에만 머물던 사업 영역을 소매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것도 풀 코퍼레이션을 주목하게 하는 요인이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