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아끼려 전월세 직거래 증가
신축 단지 보존등기도 안나와 권리관계 분석 어려워
전문가 “계약시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큰 손해 볼 수”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사차는 집 앞에 와있는데 임차인이 직접 권리관계 일일이 분석해 수십억원을 건네고 조합사무실 가서 키를 받는다고요. 간 큰 사람들도 많아요.”(잠원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최근 사전점검을 마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등 신축단지들에 직거래 주의보가 내렸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아끼려는 일부 젊은 소유주·임차인들이 전월세 계약을 직접 나서지만 꼼꼼히 내용을 따지지 않는 경우 보증금을 날리거나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2일 국내 부동산 카페들을 검색한 결과 “메이플자이 임대차를 직거래로 구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임대인의 글에서는 가지고 있는 아파트의 동과 기본적인 옵션들을 설명하며 “6월 말 입주가능하다. 잔금 납부와 동시에 전세 진행한다”고 의사를 전달했다.
이어 “직거래 선호하고, 계약당일에 법무사, 등기소 모두 동행해서 수수료 서로 아끼면 좋겠다”면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올렸다.
![한 인터넷 부동산카페에 전월세 직거래를 구하는 글들. [부동산스터디 캡쳐]](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22/news-p.v1.20250521.c317f5af5de341bf84d4d4b2ec96d4ef_P1.png)
이처럼 직거래가 속속 이뤄지는 데는 부쩍 올라버린 전세가격이 그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메이플 자이 최근 전세시세는 59㎡가 12~16억원, 84㎡가 16~19억원선에 형성됐다. 임대차 중개수수료가 0.6%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적게는 7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도 넘게 부담해야 한다.
과거 일부 직거래 사기 사건에서는 집주인을 사칭한 거래 상대방이 ‘비대면’으로 ‘전자계약서’ 작성을 유도하고, 부동산 거래를 위해 보증금 등을 입금하면 잠적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메이플자이처럼 보존등기도 아직 나오지 않은 입주 초기 단지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만약 아직 보존등기가 나오지 않은 조합원이 소유한 아파트에서 전월세를 얻기 위해서는 시공사와 집주인이 맺은 공급계약서를 바탕으로 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공급계약서에는 소유주를 포함해 아파트 동호수, 중도금·추가 분담금 등 자금 집행 계획 표기됐다.
근저당권 등이 표기된 등기와는 다르게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일부 조합사무실에서는 임대인의 부채 상황을 발부해 주기도 하지만 이는 조합사무실마다 다르다.
따라서 직거래를 했다가 잔금을 진행하는 이사 날짜에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무 등이 있어 큰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고 부동산들은 전한다.
서초동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임차인이 잔금을 건네면 임대인은 그 돈으로 잔금을 완납한 뒤 확인서를 발급받아 입주지원센터에서 키를 받는데 그 과정에 걸리는 시간만 2~3시간이 걸리는데 이삿날 위 절차를 진행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다”면서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임차인들의 직거래는 크게 위험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