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미 당권투쟁·尹에 잡힌 정당”
세대 통합 앞세워 故 노무현 계승 자처
‘원조 40대 기수’ YS 차남 지지 선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4/rcv.YNA.20250513.PYH2025051320510001300_P1.jpg)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4일 “부산에 새로운 비전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가 싶다”라며 ‘보수 대안’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부산시 유림회관에서 성균관유도회를 만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정부에서 하나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다시 반복하시는 상황이 됐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역 공약으로 연장된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휴지기를 가지셔서 지난 10년간 약속을 지키는 과정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거짓말은 안하시겠지만, 제가 윤석열 정부 초기에 말했던 것”이라며 “그게 안 지켜져서 똑같이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하는 전략은 이미 대선을 포기하고 서로 당권투쟁을 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등 ‘결별’ 문제를 놓고 고심에 빠진 것에 대해서도 “온 국민이 눈으로 목도한 윤석열에 대해서는 모든 호의를 베풀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윤석열한테 잡힌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급진적 정책이 우려되는 유권자라면 ‘확실한 2등’인 김문수 후보가 아닌, 1등 할 수 있는 후보 이준석에게 몰아주시면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박진감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연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겠다는 일명 ‘동탄 모델’을 위해 보수 대안으로서 입지를 키워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날 대구·경북(TK)에서도 자신이 ‘진짜 보수 적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부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둔 역대 대통령들의 ‘계승자’를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에서 “동서 화합을 꿈꾸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 진실됐다면, 저는 부산이 세대 간의 화합으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발전하는 꿈을 꾼다”며 ‘보수의 노무현’을 자임하고 나섰다. 명지시장은 2000년 총선 때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서울 종로 출마를 포기하고 부산에 출마한 노 전 대통령이 청중 없는 공터에서 연설한 곳이다.
반복적인 험지 출마 및 당내 기득권과의 갈등 끝에 2002년 대선에서 대역전극을 이뤄 낸 노 전 대통령 이미지를 입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준석 캠프 관계자는 “흔히 이 후보를 ‘박근혜 키즈’라고 하지만 사실은 ‘노무현 키즈’이기도 하다”며 “(이 후보가) 정책적인 것을 떠나 젊은 기개라든지, 거대한 기득권에 덤벼드는 용감함 등을 노 전 대통령한테서 많이 배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탐탁지 않은 진보 진영의 연성 지지층의 이탈도 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연성 민주당 지지층 중 이재명 후보가 노무현 정신 내지는 민주당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 많다”며 “국민의힘뿐 아니라 그런 사람들의 표심도 공략해 볼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편 ‘40대 기수론’의 원조인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전날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이사장은 “이제는 시대교체뿐 아니라 세대교체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며 “과거 YS의 40대 기수론처럼 낡고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정치권을 이제는 과감히 밀어내고, 젊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정치지도자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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