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金 대구 수성갑 패배 직격

“이준석 통한 언더독 기대 늘어날 것”

‘3파전서 신승’ 동탄 모델 재현 노림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거리 버스킹’ 현장을 찾아 지지자와 시민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개혁신당 선대본 제공]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거리 버스킹’ 현장을 찾아 지지자와 시민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개혁신당 선대본 제공]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6·3 대선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이틀째인 13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았다.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자신이야말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보수 적자’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을 상대로 피켓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의 일정은 ▷경북대 학생들과 점심 식사 ▷대구 의료 현안 간담회 ▷칠성시장 상인회 간담회 ▷2·28공원 집중 유세 등 다양한 연령·분야의 지역민과 만남으로 채워졌다. 이 후보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했을 때 지나가는 차량들에서 보이는 반응이나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대구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 이 후보가 대구부터 찾은 건 이번 조기 대선 국면 초기부터 보여 온 ‘대구·경북(TK) 공들이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와 예비후보 등록 직후를 비롯해 여러 차례 TK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 이재명 후보와 ‘일 대 일’ 구도를 만드는 일명 ‘동탄 모델’ 전략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수 텃밭 표심을 확실히 사는 게 선결 과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 상대적으로 약체인 국민의힘 지지율이 20%에 그친다면, 민주당과 ‘40 대 40’ 싸움에서 신승(辛勝)했던 지난해 4월 총선 경기 화성을의 승리 전략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대선은 개혁신당과 민주당의 한판 승부처가 될 것이고,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 대 일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구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이 아닌 개혁신당이 진정한 보수 정당이며, 자신이 ‘이재명 민주당’과 오롯이 겨룰 수 있는 대적자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12·3 비상계엄 및 윤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큰 책임이 있고,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비민주적 행태를 보였다며 연일 비판 중이다.

이 후보는 이날도 “김문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이미 10년 전에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했을 때 김부겸 총리한테 졌던 분”이라며 “아주 큰 표차로 대구시민들은 김 후보를 거부했던 이력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3만표가 넘는 표차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후보는 “그 당시에도 ‘흘러간 물로 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취지에서 그런 선택들을 하셨을 텐데 10년이 더 지나서, 지금 다시 한번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겠느냐”라며 “김 후보의 이번 선출 과정이 파란만장해 일정한 동정 여론은 있을 수 있겠지만, 김 후보가 미래를 상징하는 후보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김문수 후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이기는 것은 어렵다라고 많은 분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한다”라며 “이준석을 통해서, 언더독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그리고 다윗과 골리앗의 시나리오, 이런 것들을 바라는 국민들이 늘어나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 ‘반이재명 빅텐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이 ‘빅텐트 가교’가 될 것이란 시각에 대해서도 “전혀 가능성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후보는 “막무가내 단일화라는 것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지를 보여준 게 이번 사태”라며 “국민의힘에서 포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