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7개월만 최대 폭 감소
대미 수출은 30.4% ‘급감’
車 23.2%↓·철강 41.2%↓
무역수지는 17억달러 적자

5월 초순 수출이 승용차, 석유제품 등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급감했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차별 관세 폭탄 영향이 가시화되면서다. 이 기간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줄었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액은 128억달러(통관잠정치)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8% 줄었다. 수출이 급감한 것은 이 기간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겹쳐 조업일수가 5.0일에 그치면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업일수 6.5일과 비교해 1.5일이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2월까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1월에 증가세가 멈췄다가 2~4월 다시 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대미수출은 미 관세정책 영향 등으로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달 1∼10일에도 대미 수출이 30.4% 줄며 감소세가 대폭 커졌다. 중국(-20.1%), 베트남(-14.5%), 유럽연합(EU·-38.1%) 등으로 수출도 줄었다. 대만(14.2%) 등으로 수출은 증가했다. 수출 상위 3국(중국·미국·베트남) 비중은 48.7%였다.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14.0% 늘며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감소 폭을 줄였다.
2위 품목인 승용차는 23.2%, 석유제품은 36.2%, 철강 제품은 41.2%, 무선통신기기는 23.0% 감소했다. 그나마 선박이 8.7% 줄며,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감소에 그쳤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은 1월 101억3100만달러(8.1%), 2월 96억4800만달러(-3%), 3월 130억5900만달러(11.9%)로 집계됐다. 1분기 전체로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6% 늘었다. 총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1분기 증가세에 더해 2분기 초부터 20%에 가까운 호조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1∼10일 수입액은 146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9%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10.6%), 승용차(22.1%) 등에서 늘었고 원유(-6.1%), 반도체(-8.2%) 등은 줄었다.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1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베트남(14.5%) 등은 수입이 증가했고 중국(-16.8%), 미국(-20.0%), EU(-21.1%), 대만(-12.7%) 등에서는 감소했다. 수출액이 수입액을 밑돌면서 무역수지 적자는 1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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