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리즈·E클래스, 작년 수입차 유일 연 2만대 넘어
올해(1~4월) 모델별 순위서 나란히 1·2위 올라
업계 “국산 블내드 고급화 전략 맞물려 진입장벽 낮아져”
![BMW 5시리즈(왼쪽), 벤츠 E클래스 [헤럴드 DB,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0/news-p.v1.20250509.76dcdec77ca14ac1a7559afd102f3516_P1.jpg)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과 달리 수입차 시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세단이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1168대가 팔린 BMW 대표 중형 세단 5시리즈(520)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E 200 1051대, 벤츠 E 300 4MATIC 810대 등 판매 상위 톱3 명단에 모두 양사 중형 세단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1~4월) 누적 판매 순위에서도 벤츠 E 200(4508대, 1위), BMW 520(4336대, 2위), 벤츠 E 300 4MATIC(2870대, 3위) 3개 모델이 나란히 1~3위에 올랐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으로 본고장인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서 꾸준히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972년 처음 선보인 이후 전 세계에서 800만대 이상 판매된 BMW 5시리즈는 한국 시장에서 매년 브랜드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솔린 모델인 520i가 1만1586대 판매, 국내 최초(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원사 기준)로 단일 트림 기준 1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BMW는 지난해 5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모두 7만3754대를 판매,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5시리즈는 전체 판매량의 28%(2만697대)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BMW 차량 3대 중 1대꼴로 판매된 셈이다.
벤츠 E클래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지난 1946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7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브랜드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한 E클래스는 지난 2014년부터 무려 11년 연속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지난해 모델별 연간 누적 판매량 순위에서도 E클래스(2만5937대)는 라이벌 5시리즈(1만697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 판매 2만대를 넘어선 모델은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유일하다.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가 장기간 인기를 끄는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 상대적으로 낮아진 진입 장벽을 꼽는다. 실제 BMW 5시리즈의 경우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520i의 가격은 6870만~7570만원, 벤츠 E 200은 6900만~7500만원이다. 제네시스 G80 2.5 가솔린 터보(AWD) 가격이 6179만~8149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입차는 비싸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탄생하고 나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품질 및 가격 격차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MW X5나 벤츠 GLE 중형급 SUV의 경우 제네시스 GV80과 비교해 사양 등 옵션 수준을 맞추면 최소 1000만원 이상 더 비싸지만, 세단 라인업에서는 그 차이가 덜하다. 여기에 국산 브랜드와 달리 수입차 브랜드는 월별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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