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률 아닌 대통령령만 규정 한계

전현희, ROTC 관련 입법 공청회 열어

대한민국ROTC중앙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국회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8일 밝혔다. 자료사진. [헤럴드DB]
대한민국ROTC중앙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국회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8일 밝혔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전후방 부대 초임장교의 70%를 차지하는 학군사관(ROTC)의 양적·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체계적인 ROTC 육성·지원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ROTC중앙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국회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8일 밝혔다.

발제에 나선 박효선 청주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군 우수자원과 국가 인적자원 육성을 위한 ROTC 법률 제정방안’ 발표를 통해 “ROTC제도가 1961년 창설 이래 지원자 격감과 우수학생 지원 기피, 국방력 약화 등 양적·질적 위기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미국은 ROTC 양적·질적 위기에 봉착하자 1964년 ROTC 활성화법을 제정해 학비와 생활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대폭 개선하고, 1972년 ROTC 강화법을 제정해 문제를 해결했다”며 “우리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ROTC 육성·지원법 제정 및 제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지속적인 ROTC중앙회의 문제 제기와 제도 변화 요구에도 둔감한 상황”이라며 “국가안보와 군사혁신적 차원에서 ROTC 육성 및 지원을 위한 법 제정으로 현재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ROTC 법률의 주요 내용으로는 ROTC 정책 추진 체계 마련, 남녀평등권 토대 군복무가산점 도입, 교육생 인턴사업 지원, 전역자 공공부문 채용 촉진, 민간기업과 자발적 채용 협약 및 지원, ROTC 모집·선발 남녀평등 기회 보장, 현역 복무기간 규정 및 야간대학원 진학 지원, ROTC 단체 설립 및 운영지원과 발전기금 설치 등을 제시했다.

이어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회에서는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ROTC 제도 현황과 위기 진단, 제도 개선’, 갈태웅 OBS 기자가 ‘ROTC 육성과 지원을 위한 법제화 방향’,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가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여군 ROTC 확대 제도 마련’을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대한민국ROTC중앙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국회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8일 밝혔다. 홍두승 서울대 명예교수(세번 째) 사회로 최영진 중앙대 교수, 윤지원 상명대 교수, 갈태웅 OBS 기자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ROTC중앙회 제공]
대한민국ROTC중앙회는 전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주최로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국회입법 공청회가 열렸다고 8일 밝혔다. 홍두승 서울대 명예교수(세번 째) 사회로 최영진 중앙대 교수, 윤지원 상명대 교수, 갈태웅 OBS 기자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ROTC중앙회 제공]

노행식 중앙회장은 “ROTC의 위기는 창끝부대의 현저한 전투력 저하로 이어져 국가안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앙회는 국가 발전과 안보와 직결된 ROTC법 제정을 위해 법안을 마련해 입법을 건의해 왔고,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외 12명이 입법 발의했으며 전 최고위원이 법률안을 입법 발의하고 공정회를 진행했다”며 그간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어 “그동안 ROTC제도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만 규정돼 정부는 ROTC 후보생 및 전역자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을 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처럼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입영훈련기간을 포함 병사들보다 14개월 더 복무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ROTCian’들에게 공정한 처우와 보상을 제공하도록 반드시 빠른 시간 내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 최고위원은 “건강하고 균형잡힌 병영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출신 배경과 시각을 가진 인재들이 군 내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ROTC 역시 이러한 다양성과 균형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ROTC 육성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은 특정집단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방인력의 다양성과 균형을 지키고, 공정한 병역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ROTC는 단지 군 간부를 양성하는 제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책임지는 시민 리더를 기르고, 국방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길을 여는 소중한 인재양성제도”라며 “공청회에서 제시한 다양한 고견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입법 추진에 책임있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ROTC 지원 경쟁률은 지난 2014년만 해도 6.1대 1에 달했지만 2018년 3.4대 1, 2020년 2.7대 1, 2021년 2.6대 1, 2022년 2.4대 1, 그리고 2023년에는 1.6대 1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급기야 2023년에는 육군이 하반기 모집을 통해 창군 이래 처음으로 ROTC 후보생 추가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