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나라 불났는데 늘공 외도”

洪 “탄핵정권 총리 출마 맞나”

‘100% 여론조사 後입당’ 거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르면 이번 주 사의를 표명하고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략적으로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에 문을 열었던 국민의힘 주자들이 본격적인 수싸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후보는 29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에 대해 “평생 공무원, 늘공(늘 공무원) 아니냐”라며 “늘공으로선 지금이 외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에 불이 났는데 끄지 않고 밖에 나와서 다른 거 하겠다고 말하기엔 한덕수 권한대행께서 마음이 무겁고 복잡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글로벌 통상 전쟁 등 긴박한 대내외적 상황 속에 출마설이 나온 점을 에둘러 지적했다.

홍준표 후보는 전날 “후보가 되어 패배하면 그 책임을 지고 바로 정계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홍 후보는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 장관이 대선 출마하는 게 상식에 맞습니까. 탄핵당한 정권의 당대표가 대선 출마하는 것도 상식에 맞는가요”라며 김문수·한동훈 후보와 한 권한대행을 모두 저격했다.

한 후보는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는 경선 기간 단일화 문제가 거론된 점을 “패배주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이재명 빅텐트’를 기대하는 당심을 잡기 위해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에 앞다퉈 문을 열었던 경선 주자들은 레이스가 후반부에 접어들며 기류가 달라진 모습이다. 최측근의 사퇴 등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과 함께 단일화론이 본격화하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대철 헌정회장에게 연락해 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후보 간 단일화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기름을 부었다. 한 캠프 인사는 “결국 당이 자생력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꼴 아닌가”라며 “앞으로 경선에서 이 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선 단일화, 후 입당’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캠프 인사는 “70만 당원이 투표로 후보를 결정했는데 어떻게 (당내에서) 단일화를 다시 한다는 것인가”라며 “한 권한대행 자신이 당을 만들던, 무소속이 되던 밖에서 단일화 경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사례처럼 국민의힘 후보와 한 권한대행이 ‘100%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역선택 방지 조항과 당원 투표 없이 본선 경쟁력을 따지자는 것이다.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은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확정되는 오는 5월3일부터 심화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11일 이전 단일화를 마치고, 단일화 후보가 ‘기호 2번’을 받아야 승산이 있다는 시각이 다수다.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연 채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행보도 변수다. 이 상임고문 측 관계자는 “사실상 국민의힘이나 소위 윤석열 세력 쪽에 부응하는 경우 확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분과는 같이 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