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응TF 꾸려…인증 절차 강화

보험, SKT 인증 제한…다른 수단 권고

카드사도 인증 강화…부정 접속 탐지

금융업계가 SKT 해킹 사고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보안 대응 수위를 선제적으로 높였다.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연합]
금융업계가 SKT 해킹 사고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보안 대응 수위를 선제적으로 높였다.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벼리·김은희·박성준·유혜림·정호원 기자] 금융업계가 SKT 해킹 사고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보안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과 보험·카드사들은 SKT 해킹 사고 이후 보안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SKT 망을 이용해 알뜰폰 사업을 운영중인 금융사들은 상황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 중에는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알뜰폰 브랜드 ‘KB리브엠(Liiv M)’이 SKT를 포함해 통신 3사 망을 이용하고 있다. 토스도 지난 2022년 출범한 자회사 토스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SKT 해킹 사태 이후 SKT망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유심 보호와 교체 신청을 안내하고 있다.

이에 더해 KB국민은행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할 수 있는 ‘비상대응TF(태스크포스)’ 를 꾸렸다. 아울러 담당 부서는 외부 기관과 사고대응 공조와 외부해킹 위협에 대한 감독도 강화했다. SKT 고객에 한해 인증서 발급 시 얼굴인증 절차를 추가했다.

신한은행도 FDS(이상거래 탐지시스템) 인증 방식과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고객이 다른 휴대기기를 사용해 전자금융을 이용할 때 이상 유무 검증 방식을 ARS(자동응답시스템)에서 안면 인증 방식으로 강화했다. 하나은행도 FDS를 통해 이상 거래 상황을 지속해서 걸러내고 있다. 특히, SKT 유심 정보 노출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 시나리오를 고도화했다. 29일 SKT 이용자에 한해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추가 인증 절차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다른 휴대기기를 이용할 경우 안면 인식을 거쳐야 ‘WON인증서’를 재발급해주고 있다. 유심 복제 의심 대상 전자금융FDS 탐지 정책을 강화했고, SKT 해킹에서 악용된 악성코드를 차단했다. NH농협은행 또한 전체 시스템에 대해 악성코드를 점검하고 서비스에 대한 보안관제를 강화했다. 유심 탈취에 특화한 전자금융 FDS 탐지 규정을 추가하고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건을 먼저 감독하고 있다.

보험업권도 마찬가지다. 한화생명은 SKT 사태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과 본인인증 방식 변경을 권장하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신한라이프는 22일부터 SKT 인증을 통한 로그인을 제한하는 대신 다른 인증 수단을 권고하고 있다. 유출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조치를 유지할 계획이다.

농협생명은 지난 28일 저녁부터 인증을 제한했고, KB라이프 또한 25일 SKT와 알뜰폰에 대한 인증을 제한했다.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의 별도 해제 조치가 있을 때까지 유지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나 네이버 등 다른 인증 수단도 많아서 (이번 조치가)고객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면서도 “이후 추가 상황이 크게 벌어진다면 추가로 별도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도 본인인증 절차 강화, 인증 수단 다변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이번 사태 이후 환금성(자산의 현금화 가능성)이 높은 거래나 주요 사고 가맹점에서 승인이 발생하면 상담사가 정밀 심사를 진행하고, 고객과 연락이 닿지 않으면 결제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강화했다. KB국민카드는 유출된 유심 정보를 이용한 임의의 부정접속을 탐지하는 FDS 감시 기능을 높였다. 현대카드는 SKT 및 알뜰폰 사용자의 휴대폰 기기 변경 시 이상거래 탐지 모니터링 수준을 한층 높였다.

보안 강화 조치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BC카드는 향후 타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 호출을 통해 추가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신한카드는 휴대폰 외 추가 인증하도록 운영하고 있는데, 인증 절차를 한 단계 더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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