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문 대학 러브콜을 거절하고 KAIST에 입학한 호앙 흐엉 지앙 학생.[KAIST 제공]
해외 명문 대학 러브콜을 거절하고 KAIST에 입학한 호앙 흐엉 지앙 학생.[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지드래곤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배우고 싶다.”

베트남 대입시험 전국 수석에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만점까지 받은 베트남 천재 소녀가 KAIST에 왔다. 그 주인공은 올해 가을학기 KAIST에 입학한 호앙 흐엉 지앙(Hoang Huong Giang) 학생이다.

지앙 학생은 올해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A01 계열(수학·물리·영어)에서 30점 만점에 29.75점을 받아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SAT는 1600점 만점, IELTS(국제공인 영어시험)는 8.0을 기록했다. 하버드·예일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와 서울대 등 국내외 명문대 대신 최종적으로 KAIST를 선택했다.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환경과 대학·산업 간 긴밀한 연계, 영어 강의 등이 KAIST를 택한 이유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가 KAIST행을 이끌었다.

지앙 학생은 “실제 KAIST 생활은 입학 전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며 “사람들이 친절하고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캠퍼스 곳곳의 세심한 설계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도로부터 푸드코트, 화장실, 웹사이트까지 사용자를 고려해 설계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이런 것들을 구현할 때 최적화 함수나 알고리즘까지 적용한 것인지 궁금할 정도”라고 했다.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녀는 “수업 속도에 적응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교수님들이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핵심 내용을 이해하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며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은 물론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호앙 흐엉 지앙 KAIST 학생.[KAIST 제공]
호앙 흐엉 지앙 KAIST 학생.[KAIST 제공]

다만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학점 부담은 적응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지앙 학생은 “한국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하는지 궁금하다”며 “밤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낮에는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해내는 모습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공으로는 AI컴퓨팅, 전기및전자공학, 전산학을 고려하고 있다. AI 기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향은 정했지만 하드웨어와 알고리즘 중 어느 분야에 집중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KAIST에 AI를 전담하는 단과대학이 새로 생기면서 선택지가 더욱 많아졌다”며 “여러 분야를 직접 경험하면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가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세계적 아티스트이자 KAIST 초빙교수인 지드래곤이다. 화려한 성공 자체보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는 그의 ‘도전정신’에 끌렸다고 했다.

그녀는 “남들과 다른 길을 가더라도 최초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지드래곤의 삶의 태도를 존경한다”며 “앞으로 과학을 탐구하는 과정에서도 그런 자세를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KAIST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도 단순히 좋은 학점을 받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학문을 경험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이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지앙 학생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고 지금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며 “나 자신과 공부하는 분야를 더 깊이 탐구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조금 더 분명하게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