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훈 코인원 대표 인터뷰
“주식·디지털자산 거래 장벽 허무는 게 목표”
한투 VIP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 공략 채비
코인원 기술·한투 증권 노하우·OKX 글로벌 경험 결합
“토큰화 자산 유통 시장 열리면 빠르게 사업화” 자신감
코딩하는 CEO “쉽게 쓰는 투자 서비스 개발 강점”
트레져러·컴투스와 대고객 AI 서비스 협업도 추진
[헤럴드경제=유혜림·경예은 기자] “예전엔 하락장이 오면 ‘비트코인 시장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겁을 먹었어요. 이제는 ‘싸니까 사야지’라며 접근 방식이 바뀌었죠. 디지털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흐름에 맞춰 한국투자증권과 VIP 고객 대상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협력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자산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듯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도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자산가들의 수요에 주목해 공동 마케팅의 출발점을 VIP 고객 공략으로 잡은 것이다.
올해 코인원은 한투증권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OKX의 투자 전문 조직인 OKX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권의 화두인 대고객 AI 서비스 출시에 대해선 “AI 기반 초개인화 투자 플랫폼인 트레져러와도 협업할 예정이며 컴투스와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코인원, 한투와 자산가 공략 구상=차 대표는 주식과 디지털자산 투자 사이의 장벽을 허무는 것을 한투증권과의 협업 목표로 꼽았다. 그는 “주식 투자를 통한 자산 증식 수요가 커지는 흐름에서 디지털자산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인식시키고, 아직 투자 경험이 없는 잠재 고객의 진입을 이끄는 주주 간 시너지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첫 실험은 시세 조회와 웹트레이딩시스템(WTS) 연동이다. 지난 7월 코인원 앱 내 ‘주식투자 바로가기’ 서비스 론칭에 이어 한투증권 앱 내 ‘가상자산 시세 조회’ 서비스를 선보였다. 차 대표는 “현재 가능한 것을 최대한 빠르게 해보자는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WTS와 시세 서비스가 불과 한두 달 사이에 출시돼 양사의 탄탄한 협업 관계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시세 연동으로 시작한 양사 협력은 이제 VIP 자산가를 함께 공략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투자 여력은 있지만 거래소 이용이 낯설어 선뜻 나서지 못했던 5060 자산가들의 수요를 포착한 것이다. 일명 ‘삼전닉스’가 석 달 새 최대 40% 가까이 떨어지는 동안 비트코인은 40% 넘게 올라 8만달러 선을 되찾으면서 자산 배분의 선택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차 대표는 “자산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듯 비트코인 등 디지털자산도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시장 수요에 맞춰 한투증권과 VIP 자산가 고객 대상 공동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익숙한 증권사와의 접점을 통해 디지털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문턱을 낮출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권·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 시장 겨냥=장기적으로 겨냥하는 시장은 토큰화 자산 유통이다.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방식이다.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이나 국채의 원리금을 받을 권리를 토큰으로 나눠 소액으로 사고파는 식이다.
한투증권의 증권업 노하우에 코인원의 블록체인 기술과 국내 서비스 운영 경험, OKX의 글로벌 기술과 경험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기술 교류도 시작됐다. 코인원은 지난 8월 초 싱가포르에서 OKX와 기술 워크숍을 열었다.
차 대표는 “OKX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기술을 이전받아 빠르게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합 구도를 만든 배경 역시 제도 정비로 시장이 열렸을 때 누구보다 기민하게 사업화에 나서기 위해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주 간 시너지 역시 고객이 보는 서비스에만 머물지 않는다. 한투증권과는 매주 회의를 열고 협업 과제를 논의한다.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 등에서도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차 대표는 “양사는 한투증권 고객이 코인원에 가입하고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는지도 추적하고 있다”면서 “서로의 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수수료 무료 정책과 대규모 마케팅에 나선 코인원이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지만 차 대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마케팅과 투자 활동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통제·관리하고 있다”며 “투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4자 거버넌스 체제를 갖춘 만큼 현재 추가 유상증자나 외부 투자 유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코딩하는 CEO, 코인 투자 문턱 낮추다=코인원은 디지털자산을 재테크의 영역으로 넓히는 서비스도 발 빠르게 선보여왔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스테이킹(예치형 보상 상품)이 대표적이다. 보유한 코인을 팔지 않고 맡겨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개인 지갑을 만들고 자산을 옮겨야 했던 복잡한 절차를 줄여 일반 투자자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중심에는 화이트해커 출신인 차 대표가 있다. 코인원을 창업한 그는 지금도 직접 인공지능(AI) 도구로 코딩하고 서비스 개발을 챙기는 ‘현장형 CEO’다. 그는 “고객을 끌어오는 것만큼 들어온 고객이 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누구나 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어려운 과정을 대신 풀어주는 데 서비스 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트레이딩(AI 그리드)도 같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설정한 가격 범위 안에서 24시간 자동으로 낮은 가격에 사고 높은 가격에 파는 알고리즘 매매 서비스다. 투자 정보·수익률을 공유하는 커뮤니티와 주요 시장 인사의 발언을 전달하는 서비스 역시 ‘비트코인을 잘 모르겠다’는 고객에게 투자 정보를 쉽게 풀어주기 위한 시도다.
▶투자 고수의 사고방식을 AI에=고객의 투자 판단을 돕는 AI 에이전트 개발도 차 대표의 관심사다. 최근 해외 거래소들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투자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고객이 궁금한 점을 물으면 시장 뉴스와 지표를 분석해 가격 변동의 배경을 설명하고, 투자 전략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차 대표가 눈여겨보는 것은 투자 고수들이 뉴스를 읽는 방식이다. 아침에 어떤 뉴스를 살피고, 무엇을 근거로 시장을 예측하는지 그 사고 과정을 서비스에 담겠다는 것이다. 그는 “트레이딩을 잘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모방하면 일반 고객도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어제 왜 올랐나, 오늘 왜 올랐나’처럼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데이터의 질과 이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차 대표는 “정보를 모두 넣어놓고 AI에 답을 기대한다고 좋은 답을 얻는 것은 아니”라며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쳐 인사이트를 뽑아낼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인원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도 이런 구상을 뒷받침할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들이 수익률과 투자 정보를 공개하면 다른 고객이 이를 참고해 거래하고, 특정 투자자를 팔로우하며 정보를 나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정보를 AI 서비스로 연결해 다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 대표는 “이미 이런 정보들이 있고, 잘 엮어 서비스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모두가 AI를 외치지만 늘 고민하는 것은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감한 정보는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관리하고, 고객 대상 서비스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방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확장성도 살펴야…과세는 기준 정비부터”=연말 목표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만명 달성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차 대표는 “8월 MAU는 전월보다 8.4% 늘었고, 지난달 점유율도 8월(3.62%)의 두 배 가까이로 높아진 추세”라며 “단기간에 급증하기보다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산업 육성과 사업 확장 가능성까지 아우르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차 대표는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를 넘어 결제 등 어떤 업무를 겸할 수 있는지, 토큰증권(STO)을 유통할 수 있는지 등 업의 확장성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는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명확한 기준 마련이 먼저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의 혼란을 줄이고 과세 수용성을 높이려면 취득가액 산정과 해외 거래소 거래정보 확보 등 불명확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며 “세부 가이드라인 정비가 과세 시행에 앞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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