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투자유치 끝에 금융·IT 4000명 집결
청라, 금융·데이터·AI 융합 거점으로
경제유발효과 3조4000억·고용 1만5000명 기대…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
하나금융그룹이 2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청라국제도시에 청라 헤드쿼터를 열면서 ‘청라 시대’를 공식화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과감한 도전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본사 이전은 단순한 사옥 이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지난 2012년 첫 협약 이후 15년 가까이 이어진 인천광역시와 하나금융그룹의 투자유치 프로젝트가 하나의 금융타운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다.
청라에는 이미 하나금융의 통합데이터센터와 하나글로벌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그룹 헤드쿼터까지 들어서면서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카드 등 10개 관계사 임직원 약 2200명이 순차적으로 이동한다.
기존 통합데이터센터 등의 인력을 합치면 청라에는 약 4000명의 금융·IT 전문인력이 집결하게 된다.
‘사옥 하나’가 아닌 금융산업 생태계 구축
이번 청라 이전을 주목하는 이유는 금융회사의 본사가 들어섰다는 사실 자체보다 금융과 IT·데이터 인프라가 한곳에 모였다는 데 있다.
기존 금융산업이 은행·증권·카드 등 개별 금융회사 중심이었다면 청라는 금융사와 데이터센터, 디지털 인프라, 금융인재 양성 기능이 결합되는 구조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청라 헤드쿼터를 관계사 간 협업과 업무 연계를 강화하는 새로운 구심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함 회장이 이번 개관을 ‘그룹 대전환의 출발점’이라고 표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AI와 데이터가 금융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금융사 본사와 IT 인력의 물리적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새로운 금융서비스 개발과 협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가 관심사다.
다시 말해, 청라의 경쟁력은 건물의 규모가 아니라 4000명의 금융·IT 인력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인천에 남는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하나금융타운 완성이 청라 지역경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본사 이전에 따른 향후 10년간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를 약 3조4000억원, 협력기업 유입 등을 포함한 직·간접 고용효과를 약 1만50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혁신기업을 위한 2000억원 규모 유니콘펀드 조성과 운용사 자금 매칭 등을 통한 최대 4000억원 규모의 투자재원 마련, 기술 기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1500억원 규모 보증지원도 추진한다.
따라서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 효과는 하나금융 임직원의 이전에 따른 소비 증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력기업과 스타트업, 금융·IT 기업의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하나금융타운 완성’은 끝이 아니라 시작
여기서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과제도 분명해진다.
하나금융이라는 대형 금융그룹을 유치한 것으로 투자유치 성과를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이를 주변 산업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디지털자산과 핀테크, 블록체인, 데이터 등 디지털 금융기업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고 해외 금융기관과 외국계 기업 유치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IFEZ에 이미 자리 잡은 국제기구와 기후금융 기반, 인천국제공항의 글로벌 접근성까지 하나금융의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청라를 중심으로 한 금융산업 생태계를 확대할 여지도 있다.
결국 하나금융의 청라 이전을 ‘기업 하나의 본사 이전’으로 끝내느냐, 인천 금융산업의 성장판을 넓히는 계기로 만드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함 회장은 청라 헤드쿼터 개관을 새로운 100년을 향한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인천 역시 15년에 걸친 투자유치의 결실을 이제 막 손에 쥔 셈이다. 4000명의 금융·IT 인력과 3조4000억원의 경제효과라는 숫자가 실제 기업 유입과 일자리, 지역기업 성장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청라 금융시대’의 실질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청라 헤드쿼터 개관은 15년 투자유치의 종착점이 아니라, 인천 금융산업의 새로운 출발점인 셈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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