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가 지난달 30일 충북 보은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가 지난달 30일 충북 보은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헤럴드경제(충북 보은)=송하준 기자] “업종마다 사업 구조와 투자 방식이 다른데 시가총액이라는 동일한 잣대로 상폐를 판단하다니요. 제조업은 기술 투자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시총만 보는 게 아니라, 연구개발 투자금 등도 같이 고려해야죠.”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는 지난달 30일 충북 보은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시가총액 기준 강화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매출 2116억원, 임직원 575명인 제조기업이지만 시가총액은 300억원대다. 내년 7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500억원으로 높아지면서 기업가치 제고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우진플라임 본사 및 생산시설 전경. [우진플라임 제공]
충북 보은에 위치한 우진플라임 본사 및 생산시설 전경. [우진플라임 제공]

우진플라임은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쓰이는 사출성형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1985년 설립돼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2006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출성형기 전문 제조기업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도 32.9%에 달한다.

김 대표가 상장유지 기준에 아쉬움을 나타낸 배경에는 제조업의 선투자 구조가 있다. 우진플라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공장과 설비 등에 2727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5년간 투자액만 725억원이다. 김 대표는 “제조업은 공장과 기술에 먼저 투자하고 성과는 몇 년 뒤에 나타나는 구조”라며 “하루하루 바뀌는 주가만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과 고객 기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는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9억원, 영업이익률은 1.4%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913억원, 영업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보은으로 이전한 이후 13년 동안 연간 100억~150억원 수준의 감가상각이 이어졌다”며 “오스트리아 연구소에도 지난해 75억원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 장기간 투자한 부분이 시장에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낮은 기업가치를 시장 탓으로만 돌리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기술을 축적하고 시설을 확충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외부에 회사를 알리고 시가총액을 높이기 위한 활동에는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다”며 “회사가 충분한 수익성과 자본효율을 보여주지 못한 책임도 있다. 이익률과 현금흐름을 높이고 그 결과를 숫자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진플라임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였다.

우진플라임 충북 보은 본사 내 주조 공장에서 용해된 금속을 주형에 붓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우진플라임 충북 보은 본사 내 주조 공장에서 용해된 금속을 주형에 붓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상폐 기준에 ‘밸류업 시계’ 1년 빨라져

김 대표는 시가총액 500억원을 단순히 넘어야 할 숫자가 아닌 ‘시장이 보내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주가는 시장이 정하는 것이고 회사가 정할 수 있는 것은 실적”이라며 “500억원을 넘기기 위한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인정받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상장유지 기준 강화는 경영 계획까지 앞당겼다. 우진플라임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2028년까지 ROE를 지난해 2.1%에서 8.5%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0.35배에서 1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향후 3년간 주당 50원 이상을 배당하고 발행주식의 2% 이상인 자사주 40만주 이상을 매입·소각한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쳐 20억원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시가총액 약 380억원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5.2% 이상이다.

김 대표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직원 처우 개선 등을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었다”며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내년 7월부터 강화되면서 계획을 약 1년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를 관리하는 9개월이 아니라 회사의 체질을 증명하는 9개월로 만들겠다”며 “영업이익을 정상 궤도로 되돌리고 이미 지은 공장을 더 돌려 현금이 남는 성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2727억 투자 마무리…수익성 개선 집중

우진플라임은 대규모 시설투자를 일단락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 김 대표는 “현재 생산시설은 매출 3000억원 수준을 고려해 투자를 마친 상태”라며 “매출이 3000억원에 도달할 때까지 대규모 추가 시설투자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진플라임은 2분기 매출 558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100억~150억원가량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 분기 실적만으로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매출 규모보다 이익과 현금을 함께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로봇·자동화 사업도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우진플라임은 약 4년 반 동안 개발한 사출성형기 취출로봇 ‘WABOT(와봇)’을 지난 4월부터 양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출성형기와 로봇을 결합한 자동화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회사의 기술과 생산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것도 중요하다”며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들이 투자한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하겠다. 상장이 폐지되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진플라임의 취출로봇 ‘WABOT(와봇)’이 사출성형기에 설치돼 작동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우진플라임의 취출로봇 ‘WABOT(와봇)’이 사출성형기에 설치돼 작동하고 있다. [우진플라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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