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VVIP 행사 ‘프리스티지 데이’ 가보니
이탈율 높은 이커머스…‘큰손’ 확보 경쟁
무료 배송부터 프리미엄 레스토랑 시식까지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다른 쇼핑몰보다 더 섬세하게 챙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행사도 철저히 준비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컬리 VVIP 고객 A씨)
지난 25일 컬리가 서울 강남구 메종 르 서클에서 주최한 행사 ‘프리스티지 데이’에는 24명의 고객이 모여 컬리에서 판매될 샴페인을 맛봤다. 이들은 반기별 구매 실적이 높은 순으로 최상위 고객 999명에 포함된 VVIP 회원이다.
프리스티지 데이는 컬리가 VVIP를 위해 처음 선보인 행사다. 행사장은 컬리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꾸몄다. 입구는 물론, 웰컴드링크와 함께 제공하는 에비앙 생수에도 컬리 상호명을 보라색으로 적었다. 컬리 관계자는 “고객 취향에 맞춘 하이엔드 경험을 제공하고, 컬리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오연정 페르노리카 코리아 앰배서더가 샴페인 4종을 소개하며 컬리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과 함께 맛보는 페어링 코스로 이뤄졌다. 샴페인 4종은 내달부터 컬리에서 판매될 제품이다. VVIP를 대상으로만 선공개한 것이다.
컬리가 VVIP와 같은 충성고객에 공을 들이는 건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실제 컬리 멤버십의 재구독율은 97%이다. 전체 거래액 중 멤버스 가입 고객 결제 비중도 약 60%에 달한다. 최저가 경쟁에 따라 구매처를 옮기는 일반 고객과 달리 ‘팬심’을 가진 충성 고객이 일정 매출을 보장한다는 의미다. VVIP 고객이 쇼핑몰 내 커뮤니티에 구매 후기를 남기며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에 컬리는 구매 실적 최상위 9999명이 해당하는 VIP 고객에게 컬리멤버스 무료 혜택, 무료 배송 혜택, 전용 상품 서비스, 제휴 혜택, 전용 케어 상담 등을 제공해 왔다. VVIP 고객에게는 스페셜 기프트, 프리미엄 레스토랑 다이닝 위크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이른바 ‘큰손’인 VIP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은 백화점 업계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사용률이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충성고객을 관리하는 이커머스 기업이 늘고 있다. SSG닷컴은 구매 실적 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최대 3만원의 추가할인 쿠폰 혜택을 지급 중이다. 최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 중이다. 쿠팡, G마켓은 자체 유료 멤버십을 이용해 충성고객을 다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료멤버십 회원과 VVIP 회원 등 충성고객이 일반회원 대비 구매 객단가, 방문 빈도가 월등히 높아 주요 관리 고객으로 분류된다”며 “이탈이 쉬운 이커머스의 특성상 충성고객 확보가 매출과 직결될 수 있어 중요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도 여전히 VIP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우수고객인 AVENUEL(에비뉴엘) 고객에게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바우처 사용 범위를 5성급 호텔에서 한옥, 프라이빗 독채 등으로 넓혔다. 방문객이 많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우수고객 라운지를 리뉴얼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퍼스널 쇼핑 라운지’(PSR) 서비스를 새로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간 500만원부터 최대 1억2000만원까지 매출을 올려주는 고객을 구분해 라운지 서비스, 무료주차 등을 제공한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VVIP고객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충성 고객 확보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회사별로 차별화된 혜택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