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득표율 89.77% 압도적

재선 의원…국회 경험도 쌓아

당 대표 연임·총선 압승 ‘원톱’

사법리스크 등 딛고 ‘단일대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자로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은 ‘대선 3수생’ 이재명 후보가 선출됐다. 지난 대선 당시 0.73%포인트(P)로 석패한 뒤 3년 만이다. 그동안 이 후보는 더 막강해졌다. 인천 계양을 재선과 두 번의 당 대표 역임, 22대 총선 압승은 당심을 확보하기 충분했다. 여기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감행한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민심까지 얻은 이 후보는 89.77%이라는 압도적인 경선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 패배 후 당 대표 연임·총선 승리로 ‘장악력’ 확대

지난 3년 동안 이 후보의 정치 여정은 남달랐다. 통상 대선 패배 후 백의종군하는 다른 대선 후보와는 달리 이 대표는 더욱 전면에 나와 다음 기회를 대비했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한 송영길 전 의원의 빈 자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고, 두 달 뒤 곧바로 당 대표에 출마해 승기를 잡았다. 당시 득표율은 역대 최고인 77.8%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최근 출간한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당 대표 출마 이유에 대해 ‘대선 패배 이후 당 분열을 막기 위함이었다’는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의 당 장악력 확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85.4%로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당 대표직 연임에 성공했다. 당 주요 직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이 배치됐고, 이 후보를 둘러싼 ‘단일대오’ 체제가 공고해졌다.

압도적인 지지의 다른 배경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등 굳건한 팬덤층이 있었다. 대선 패배에도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은 원내·원외를 가리지 않고 영향력을 행사했고, 전당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대선 직후 설립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회원 수는 21만명에 달한다. 이 후보도 같은 해 팬카페 가입을 인증하며 ‘이장’을 자처했지만, 지난해 12월 조기 대선을 고려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22대 총선 압승 또한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 치러진 총선에서 이 후보가 지휘한 민주당은 170석의 막강한 의석수를 기록했고, 이 후보는 이를 ‘공천 개혁의 성과’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의 출현까지 합해 민주 진영에서 192석을 차지하면서 보수 진영의 입지는 좁아졌고, 윤 정부 압박 수위를 올리며 거대 야당으로서 주도권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사법리스크·당 내홍에 역경…다시 ‘단일대오’

이 후보에게 지난 대선 당시 불거진 여러 의혹과 그에 따른 사법리스크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불법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은 이 후보에게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처음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올라왔을 땐 부결됐지만 당내 적지 않은 이탈 표가 나왔고, 이를 놓고 민주당은 친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로 나뉘어 격한 내홍이 벌어졌다. 이 후보 강성 지지층은 비명계를 가리켜 수박(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갛다)이란 멸칭을 붙여 색출하는 상황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에서 최소 39표의 이탈 표가 나오며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을 때, 당 내홍은 절정을 달렸다. 법원이 이 후보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명계가 검찰에 당 대표를 넘기려고 했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이후 총선에서 비명계 의원이 대거 물갈이됐다. 22대 국회 170석이 대부분 친명계 의원으로 채워지면서 이 후보는 원내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그럼에도 선거법 관련 재판은 이 후보를 들었다 놨다 했다. 지난해 11월 이 후보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열린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지만, 올해 3월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혀 기사회생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합의 기일을 진행 중이다.

2004년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동을 계기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 후보는 36일 앞으로 다가온 세 번째 대선에서 민주당 최종 후보로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더는 과거에 얽매여,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과 갈등을 반복할 시간이 없다”며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