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1인당 GDP 4만달러 돌파 시기

2027년에서 2029년으로 밀려

내년부터 대만에 또 역전 가능성

고환율, 저성장 쇼크로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년 뒤에야 4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모습 [헤럴드경제DB]
고환율, 저성장 쇼크로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년 뒤에야 4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왔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달러 달성 시기가 2029년에야 가능하다는 전망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나왔다. 이는 애초 예상됐던 2027년에서 2년 더 늦춰진 관측이다. 지속되는 고환율과 저성장 여파가 국민소득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28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지난해보다 4.1% 감소한 3만4642달러로 분석했다.

IMF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2020년 3만3653달러에서 2021년 3만7518달러로 늘었으나, 2022년 3만4822달러로 감소했다. 이후 2023년 3만5563달러, 지난해 3만6129달러 등으로 다시 증가했으나, 올해는 3년 전인 2022년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IMF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029년(4만341달러)에야 4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027년 달성을 예상했으나, 6개월 만에 발표한 수정 전망에서 2029년으로 2년을 늦췄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성장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대만보다 1인당 GDP가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대만의 1인당 GDP가 지난해 3만3437달러, 올해 3만4426달러, 내년 3만6319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망에 비해선 다소 낮아졌지만, 우리나라 조정 폭보다는 작았다.

다만, 일본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도 우리나라가 1인당 GDP를 앞설 것으로 분석됐다. IMF는 일본의 1인당 GDP가 지난해 3만2498달러, 올해 3만3956달러, 내년 3만5653달러 등으로 상승하다가 한국, 대만과 같은 2029년(4만29달러)에 4만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봤다.

이번 1인당 GDP 전망 조정은 IMF의 국가별 경제성장률 전망 조정과 맞물려 이뤄졌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 1.0%, 내년 1.4%, 2027년 2.1% 등으로 회복되다가 2028년 2.1%, 2029년 1.9%, 2030년 1.8% 등으로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은 올해 2.9%, 내년 2.5%, 2027년 2.4%, 2028년 2.3%, 2029년 2.2%, 2030년 2.1% 등으로 점차 하락하더라도 계속 2%대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일본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연속으로 한국과 대만보다 낮은 0.6%를 기록한 뒤 2029~2030년에는 0.5%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도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IMF(1.0%)와 비슷한 수준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올해 1분기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낮은 -0.2%로 발표되면서, 연간 전망치를 대폭 낮춰야 할 변수가 나타났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에 국민소득을 역전당할 것이라는 전망은 뼈아픈 부분”이라며 “일본이 우리나라에 한 번 역전당한 뒤 계속 뒤처지는 상황처럼, 우리도 대만에 앞으로 계속 뒤처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