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한가인∙전지현 ‘AI 트로이카’ 캠페인

연예인 내세운 광고 약 10년만…이례적

생활가전·TV 사업부 수익성 개선 압박 커져

경쟁사와의 격차·중국 저가 추격 속 마케팅 강화

삼성전자가 10년만에 가전 분야에서 연예인 광고모델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AI 가전 광고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의 김연아∙한가인∙전지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10년만에 가전 분야에서 연예인 광고모델을 내세우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AI 가전 광고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의 김연아∙한가인∙전지현.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약 10년만에 연예인을 공식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AI가전 홍보에 나섰다. 그간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를 지양하던 삼성전자가 대대적 캠페인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으로 조직 내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부담감이 커지면서 가전 시장에서 ‘AI=삼성’ 공식을 강화하는데 사활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부터 삼성전자 에어컨∙세탁기∙냉장고의 대표 광고모델이었던 김연아∙한가인∙전지현과 함께 새로운 AI 가전 광고 ‘AI 가전 트로이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김연아는 2009년~2016년 하우젠 에어컨과 무풍 에어컨의 광고모델로, 한가인은 2005년~2012년 하우젠 세탁기의 광고모델로, 전지현은 2013년~2015년 지펠 냉장고와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의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가전 및 스마트폰 홍보 전면에 연예인을 내세우지 않았다. 가전에서는 2016년 김연아 선수 이후 이렇다 할 대표 광고모델이 없었고, 스마트폰에서도 갤럭시 일부 시리즈에서 BTS를 앞세운 것을 제외하면 주로 일반인 또는 외국인 모델을 썼다.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광고비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번엔 이례적으로 과거 광고모델 3인을 동시에 등장시키며 대대적 캠페인에 나섰다. 김연아, 한가인, 전지현은 자신이 출연한 과거 광고와 제품을 다시 보며 회상하는 동시에 올해 출시되는 최신 제품을 소개한다.

스마트폰, 가전, TV 등을 맡고 있는 DX부문은 실적 개선에 대한 압박이 크다. 회사 내 기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며 가전과 TV에서도 어느정도 성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안팎으로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경쟁사인 LG전자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추격도 거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와 VD(TV)사업부의 매출은 둘이 합쳐 56조50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0.04%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3%다.

반면,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H&A사업본부(현 HS사업본부)가 지난해 매출 33조2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으로, 영업이익률 7%에 이른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현 MS사업본부)는 매출 15조291억원, 영업이익 315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할 DA사업부장에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발탁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할 DA사업부장에 김철기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발탁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인사를 통해 3년만에 단독 DA사업부장으로 김철기 전 모바일경험(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선임했다. 그는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그간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통’ 전문가가 사업부장을 맡았던 것과 대비된다. AI가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현장 시장 경험이 풍부한 김 부사장을 통해 생활가전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TV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는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태문 사장의 메시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 11일 사내 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DX부문은 2021년 출범 후 ‘원 삼성’ 모토 아래 서로 기술과 경험을 융합해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해왔다”며 “제품,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술적으로 정교하게 발전할 때 차별화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DX부문장 직무대행을 10일만에 낸 첫 메시지였다.

노 사장은 “기술 발전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고 변화의 흐름 속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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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