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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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1928∼1987)의 작품이 네덜란드에서 당국자의 실수로 버려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회수조차 어려워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네덜란드 남부 마스호르스트의 지방자치 당국은 보유한 예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워홀의 작품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조사를 의뢰했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사라진 워홀의 작품은 그의 대표적인 팝 아트 스타일로 제작한 베아트릭스 전 네덜란드 여왕의 실크스크린 초상화로 1980년대 창작됐다.

당국은 이 작품이 실수로 ‘대형 폐기물’과 함께 버려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워홀의 작품 외에도 45점의 다른 예술품이 비슷한 방식으로 버려졌으며, 그 가치는 모두 2만2000 유로(약 3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들은 모두 자치단체 건물 보수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보호 조치 없이 지하실에 방치된 데다, 2023년 침수 피해를 당한 뒤 다른 장소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런 사고가 발생한 구체적 과정이나 책임 소재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또 당국이 작품이 사라진 것을 지난해 11월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상적인 오브제를 이용한 현대미술 작품이 관람객의 오인 등으로 폐기되는 일은 종종 벌어진다.

CNN은 지난해 10월에도 네덜란드의 다른 박물관에서 빈 맥주 깡통 모양의 전시물을 엘리베이터 수리기사가 쓰레기라고 생각해서 버렸다가 되찾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덕트테이프와 바나나 1개로 만든 설치미술 ‘코미디언’은 2019년 전시 중에 관람객이 바나나를 떼 먹으면서 화제가 됐다.

2023년 한국에서도 이 작품이 서울 리움미술관에 전시되는 동안 한 대학생 관람객이 바나나를 먹어 치운 적이 있다. 당시 미술관 측은 바나나를 새것으로 교체해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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