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규모 12조 첫 돌파…5대 은행 연체율 상승폭도 10년 내 최대

기업·중소기업 대출 부실 뚜렷…가계대출 연체율도 8~10년 전 수준 육박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한국 경제가 내수 부진 등으로 1년 가까이 정체하거나 뒷걸음치면서, 은행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연체율 절대 수준도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환이 사실상 어려운 부실채권(NPL) 규모는 사상 처음 12조원을 넘어섰다.

2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전체 연체율 단순 평균은 0.41%로, 지난해 말(0.34%)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 분기 대비 0.06%p 올랐다.

가계대출(0.28%)과 기업대출(0.40%) 연체율은 각각 0.01%p, 0.10%p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은 3개월 만에 0.40%에서 0.50%로 0.10%p 뛰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017년 1분기(0.51%)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상승 폭(0.10%p)은 2016년 1분기(0.15%p) 이후 9년 만에 최대다.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폭(0.10%p)도 2015년 1분기(0.22%p) 이후 가장 컸다.

신한은행 역시 전체 연체율이 0.27%에서 0.34%로 0.07%p 상승했다. 중소기업(0.49%)과 전체 기업(0.37%)의 연체율 증가폭은 각각 0.12%p, 0.08%p로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17년 2분기(0.52%)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0.29%)은 2019년 3분기(0.2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2014년 3분기(0.31%) 수준에 근접했다.

우리은행도 대기업(0.12%), 중소기업(0.50%), 전체 기업(0.43%) 연체율이 각각 0.12%p, 0.10%p, 0.11%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폭은 2015년 3분기(0.20%p)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컸다.

NH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0.84%)은 2017년 2분기(1.00%)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NPL)도 급증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집계한 1분기 말 NPL 규모는 12조6150억원으로, 1년 전(9조1270억원) 대비 27.7%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다.

NPL은 지난해 2분기 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조7440억원이 추가됐다.

5대 은행의 가계·기업·전체 대출 NPL 비율도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04%p, 0.07%p, 0.05%p씩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기업 NPL 비율(0.56%)이 2019년 3분기(0.57%) 이후 가장 높아졌다. 상승 폭(0.12%p) 역시 2015년 4분기(0.13%p) 이후 가장 컸다.

우리은행도 전체 NPL 비율이 0.23%에서 0.32%로 올라, 2020년 4분기(0.32%)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 폭(0.09%p)은 2013년 3분기(0.09%p) 이래 약 12년 만에 가장 컸다.


sunp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