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메드포드의 한 식료품점에서 진열된 시리얼들. [로이터]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메드포드의 한 식료품점에서 진열된 시리얼들. [로이터]

인텔, 2분기 부진한 매출 전망...시간외 7% ↓

테슬라, 1분기 매출·주당 순이익 예상치 하회

기업들 “가격인상·비용절감이 최선 대응책”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올해 첫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들이 관세전쟁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서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2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간외 거래서 주가가 급락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약 30개의 기업이 실적 전망치를 철회하거나 하향했다.

프록터앤갬블(P&G)과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 의료기기 제조업체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무역 혼란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 항공 역시 올해 재무 전망치를 철회했다.

펩시코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제이미 콜필드는 실적 발표 후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소비자에 대한 기대치가 예전만큼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의 안드레 슐텐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가격 인상을 예고하며 “관세로 인한 비용 구조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우리가 보유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중국산 원자재를 대체할 만한 공급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에 가격 인상과 비용 절감이 현재로선 주요 대응 방안”이라고 밝혔다.

인텔 로고. [로이터]
인텔 로고. [로이터]

미국 빅테크 기업인 인텔과 테슬라 역시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았다.

인텔은 1분기 126억7000만달러의 매출과 주당 0.13달러의 조정된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예상치 125억달러와 0.01달러를 각각 웃돌았다.

하지만 2분기 전망은 좋지 않았다.

인텔은 2분기(4∼6월) 매출은 예상 범위 중간값 기준으로 11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당 순손실도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매출은 월가 평균 예상치 128억2000만달러보다 낮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0.06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인텔은 2분기 실적 전망이 거시 환경으로 인한 높은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텔은 실적 전망치가 부진함에 따라 비용 삭감 등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운영 비용을 당초 목표치인 175억달러에서 170억달러로내렸고, 투자 등을 위한 자본 비용 목표치도 200억달러에서 180억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4.37% 오른 인텔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5% 이상 하락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1분기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였지만,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EPA]
테슬라. [EPA]

전기차업체 테슬라 역시 올해 1분기에서 시장 예상치보다 더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다.

테슬라가 지난 22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총매출은 193억3500만달러(약 27조633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27달러(약 386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40%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가 매출 211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 0.39달러였다는 점에서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인 셈이다.

테슬라의 1분기 순이익도 4억900만달러(약 5845억원)에 그쳐 지난해 동기(13억9000만달러) 대비 71%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2.1%로 1년 전(5.5%)보다 3.4%포인트, 직전 분기(6.2%)보다는 4.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테슬라는 매출 감소 요인으로 차량 인도 실적 부진과 전체 4개 공장에서 진행된 모델Y 신제품 생산, 차량 평균 판매 가격(ASP) 인하 등을 꼽았다.

테슬라는 이날 향후 사업 전망으로 “급변하는 무역 정책이 테슬라와 경쟁사의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런 역학과 변화하는 ‘정치적 분위기(political sentiment)’는 단기적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는 기업들의 잇단 실적 부진에 대해 “기업과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더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으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