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최우선 경제정책방안, 美 관세 대응”

“美 관세, 가장 큰 불확실성...국내외 경제 충격 커”

조동철 한구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4일 세종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KDI 제공]
조동철 한구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4일 세종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KDI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김용훈·양영경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협상에서 바텀라인(핵심)은 한미 동맹 유지입니다. 이것을 희생할 순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를 바탕으로 한미자유무역협상(FTA)의 근간을 거의 유지하는 상태로 협상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국책연구기관의 맏형 격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이끌고 있는 조동철 원장은 24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이뤄야할 목표를 이같이 제시했다.

조 원장은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등을 거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시경제 전문가다.

한국과 미국은 2007년 체결한 한미 FTA에 따라 대부분의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달 3일부터 우리나라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이로 인해 1분기 우리의 자동차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넘게 급감했다.

조 원장은 “차기 정부의 최우선 경제정책 방안이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에 대한 대응”이라며 “(한미 관세협상에서) 아무것도 안 내주고 성과를 내긴 어렵다. 뭘 내줄 건지 패를 깔 필요는 없지만 마음 속에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미국도 확 벌려 놓은 일을 수습하고 싶어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면서 “그런 상황을 활용해야한다. 외교적으로 올바른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윈윈(win-win)이라는 게 미국에 적절한 명분을 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크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 FTA 모습을 가급적 유지하는게 최선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갈 수 있는 지는 자신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원장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압박하고 있는 비관세장벽 개선을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민감한 사안의 비관세장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를 100% 없앤 자유 방임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규제가 과잉이거나, 어떤 정치적인 이유로 만든 비합리적인 규제라면 그걸 방어하려고 주도권을 뺏기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25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 한국 관련 항목에서 ▷소고기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외국 방산업체와 1000만 달러(약 147억원) 이상 구매 계약을 맺으면 기술이전 등을 받아내는 국방 ‘절충교역’ ▷다수 미국 대기업이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법 등 경쟁정책 등 21건을 지적했다.

조동철 한구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4일 세종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KDI 제공]
조동철 한구개발연구원(KDI) 원장이 24일 세종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KDI 제공]

또 조 원장은 “명분을 저쪽에 주면 그게 국내에서 정치적 압박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걸 설득할 수 있는 것이 정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이번 추경 내용은 괜찮아 보인다”면서 “관세 대응에 (앞으로 들어갈 돈이)얼마가 될지 사실 잘 모르지만 (이번 추경에서) 몇 조원이라도 투입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농업문제를 이 정부가 건드릴 수 있는 지 현실적으로는 모르겠다”면서 “피해를 국내에서 보상해주는 건 안되고 농업 구조개혁을 통해 손해가 안 나가게끔 변화를 유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12조2000억원의 추경안을 의결한 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 가운데 통상·인공지능(AI) 지원에 4조4000억원이 포함됐다.

조 원장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은 국내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며 “트럼프가 발표한 관세가 그대로 실행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러나 만일에라도 트럼프의 발표대로 다 실행된다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 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공동 수석대표로 총 8개 관계부처가 포함한 합동대표단을 꾸려 우리 시간 24일 오후 9시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2+2’ 통상 협의에 나선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