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 발표
-0.2% 역성장, 작년 2분기 이어 3분기 만에 또 마이너스
지난해는 기저효과 착시였지만…이번엔 실질적 역성장
최악의 내수 부진 속 수출 마저…관세전쟁 전부터 휘청
![최악의 내수 부진과 미진한 수출 경기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은 부산신항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24/news-p.v1.20241209.5fefe04cd84a4d19a51cecfa7a4290a2_P1.jpg)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1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 쇼크를 맞은 뒤 3개 분기 만에 또다시 한국 경제가 뒷걸음질 쳤다.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기존 전망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관세전쟁 충격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전에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1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는 전기대비 0.2% 감소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0.1% 줄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4% 감소해 실질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하회했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분기(-0.2%) 이후 3분기 만에 처음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 2분기부터 0.1% 이하의 미진한 성장세를 보여왔고, 올해 1분기에는 다시 역성장 쇼크를 맞았다. 지난해 2분기 역성장이 전분기 높은 성장률(1.3%)에 따른 기저 효과였다면, 이번에는 0%대 저성장보다 더 뒷걸음질 쳤다는 점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월 발표한 공식 경제전망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을 0.2%로 봤다. 그런데 이를 0.4%포인트나 밑도는 결과가 나오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5%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관세전쟁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관세 정책 나온 것을 보면 2월 전망 당시 가정한 시나리오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1분기 정치적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됐고 대형 산불 등 이례적 요인도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1분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주요 요인으로는 최악의 내수 부진이 꼽혔다. 소비와 투자가 모두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성장률을 낮췄다.
민간소비는 1분기 서비스 소비 부진으로 0.1% 감소했고,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줄어 0.1% 축소됐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2%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어 2.1% 줄었다.
이에 따라 내수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6%포인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내수가 0.6%포인트 끌어내렸다는 얘기다. 내수 중에서도 투자(총고정자본형성, -0.6%포인트)가 마이너스 기여도의 전부를 차지했다.
역성장 폭이 그럼에도 소폭 작아진 것은 결국 순수출(수출-수입)의 힘이었다. 1분기 순수출 성장률 기여도는 0.3%포인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순수출도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1분기 수출은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이 줄어 1.1% 감소했고, 수입은 에너지류(원유, 천연가스 등)를 중심으로 2.0% 줄었다. 수출이 늘어나 순수출이 선방한 것이 아니라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다.
이밖에 1분기 성장률을 경제활동별로 보면 농림어업은 어업을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7.9% 늘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1.5% 줄었다.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운수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등이 줄며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