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불확실성에 기업심리 위축 최고조

1월 법인카드 1162.7만장, 2.2만장 감소

1월 총 이용금액도 17조원, 약 2조원 줄어

법카 사용 위축에 내수 회복 지연 우려도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신규 법인카드 신청이 7년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부착된 신용카드 관련 광고물 [연합]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의 신규 법인카드 신청이 7년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부착된 신용카드 관련 광고물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올해 기업의 법인카드 수가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법인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1162만7000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1164만9000장)보다 2만2000장 감소한 수치다.

법인카드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8년 6월(-1만2000장) 이후 약 7년 만의 처음이다. 1월 기준으로는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4년 1월(-16만장) 이후 21년만에 첫 감소를 나타냈다. 법인카드 수는 금융위기 등 특수 상황이 아니면 매월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분석된다.

개인 신용카드 수와도 추이가 달랐다. 같은 달 개인 신용카드는 1억2201만3000장으로 전월보다 24만9000장 늘었다. 지난 2016년 4월 이래 증가세를 이어갔다.

법인 신용카드는 통상 사업자등록번호를 가진 법인 명의로 발급되는 카드를 뜻한다. 법인 통장 계좌와 연동해 결제 금액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다. 법인카드 발급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그만큼 일선 기업들이 경기 악화 등을 고려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 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5.9를 기록해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계엄 사태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 전반이 추락했고, 미국 신정부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통계로 살펴봐도 기업들의 경제 심리가 위축된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고,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총 1940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법인 신용카드 감소가 이용금액 정체 내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향후 내수 회복 시점을 지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인 신용카드의 이용금액은 지난 1월 17조541억원으로 전월(19조647억원)보다 감소했다. 지난 2022년 5월 19조8544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3년 가깝게 전고점을 넘지 못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