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美생산량 늘리는 방법밖에”
“기업의 책임 아냐, 브뤼셀의 책임이 될 것”
![한 여성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루이뷔통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18/news-p.v1.20250418.f1528201267b49718e977c8379d0637e_P1.jpg)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깊은 친분을 과시하며 지난 1월 취임식에도 초청된 바 있는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17일(현지시간) 열린 그룹 주주총회에서 유럽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결렬돼 유럽산에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아르노 회장은 유럽산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미국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협상 당사자들에게 “현명하게 협상하라”고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르노 회장은 “이미 여러 기업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들었다”며 “이런 사태는 기업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다. 브뤼셀(유럽연합·EU)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은 이 협상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관료들에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르노 회장은 특히 미국과 EU 간 자유무역지대 설립을 옹호하면서 EU가 “정치적 권력이 아닌 관료적 권력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규정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패션·가죽, 화장품·향수, 시계·보석, 와인·증류주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LVMH는 매출의 25%를 미국에서 창출하고 있다. 특히 와인과 주류 매출은 미국 시장이 34%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LVMH는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LVMH는 이미 중국 시장 침체 등의 영향을 받아 1분기 매출이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난 15일 주가가 급락해 한때 프랑스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경쟁사인 에르메스에 내주기도 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