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최대실적
지난해 명품 브랜드 매출 양극화

지난해 명품 브랜드 간 매출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했던 명품 소비는 한풀 꺾였지만, 일부 최고급 브랜드는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른바 명품 3대 장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르메스코리아(사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96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의 매출은 1조7484억원, 1조844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5.9%, 8.3% 늘었다.
에루샤의 약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소비 위축 등 대내외적인 악재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가 브랜드 판매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소비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펜디, 페라가모, 크리스챤디올 꾸뛰르 등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감소했다. 펜디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 대비 22% 감소한 1188억원을 기록했다. 페라가모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12.7% 줄어든 859억원을 기록했다. 크리스챤디올은 전년 대비 9.6% 감소한 945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원대에서 이탈했다.
업계는 소비자가 최상위 명품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로 급성장한 명품 시장은 최근 일부 브랜드 위주로 재편 중이다.
특히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소비자층에 영향을 줬다.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위권 명품 브랜드는 가격 저항선에 부딪혀 소비자 이탈이 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올해 명품 시장도 수요가 높은 최상위 브랜드 위주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과 관세 영향 등 대내외적인 변수로 수입 명품 가격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 시장이 ‘에루샤’ 등 최고급 브랜드와 저렴한 입문용 브랜드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사치재라는 특성상 초고급 브랜드는 가격이 오를수록 희소성이 높아지고 이는 고소득층과 중산층을 구분 짓는 하나의 기준으로 작용해 오히려 브랜드의 차별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새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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