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따른 생산인구 감소

커져 버린 위기감…부머 세대가 희망

높은 소득·자산 보유 X세대가 핵심

중년의 부부가 함께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123rf]
중년의 부부가 함께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123rf]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요즘처럼 ‘위기(危機)’란 말을 일상적으로 쓴 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그간 1, 2차 석유파동부터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 수없이 많은 파고를 거뜬히 이겨낸 대한민국이지만,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인구 절벽’ 앞에선 어떤 힘도 쓰지 못할 태세다. 이렇다 할 자원이 없는 나라가 이만큼의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건 부지런하고 영민한 노동력이 있어 가능했기 때문이리라. 이에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어떤 변수보다도 국내 합계출산율이 0.7명대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뼈아프다.

사회경제학자인 전영수 한양대 교수는 신간 ‘요즘어른의 부머 경제학’에서 세계 최저인 0.7명대의 출산율을 끌어올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정부가 지난 20년간 인구 대책에 380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저자는 인구 구조의 변화로 생긴 문제인 만큼 해법도 인구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가 우선 제안하는 것은 생산가능인구의 상한선인 65세를 높여 ‘평생근로’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위기의 핵심은 수적으로 많은 1955~1974년 출생 베이비 부머들이 은퇴를 했거나 목전에 두면서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복지비용은 늘며, 소비는 줄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노동 현장에서 재사용한다면 노동력 감소는 막고 정부 곳간은 늘며, 소비는 살아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해법을 바탕으로 저자는 기존의 경제학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부머 경제학’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여기서 ‘부머’란 기존의 1, 2차 베이비부머만이 아닌, 연간 출생아 수가 80만명 이상인 1982년생까지 포괄한다. 그렇게 되면 부머 경제학의 대상 인구는 1700만 명에서 28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저자는 부머 인구 집단이 거대한 만큼 이들을 ▷은퇴부머(1958년생±5세) ▷중년부머(1968년±5세) ▷신입부머(1977년생±5세)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다.

특히 저자가 주목하는 집단은 신입부머, 즉 1970년대 태어난 X세대다. 이제 50세 전후가 된 이들이야말로 인구 위기를 성장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최적의 인구 집단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70~80%대를 웃도는 대학 진학률과 함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이들이 이전 세대인 1~2차 베이비붐과 밀레니얼, 알파로 대변되는 이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서다. 특히 이들은 생애 정점에 달한 근로소득(2024년 기준 9000만원대)과 함께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높은 순위의 순자산(4억80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요즘 어른’인 부머들의 소비 화두를 ▷생활 ▷건강 ▷관계 ▷유희 ▷희망 등 다섯 가지로 나눠 분석한다. 액티브하고 스마트하며 ‘시니어’란 말을 싫어하는 요즘 어른들의 관심사를 잘 살펴야 미래의 비즈니스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다. 저자는 “1700만 베이부머가 ‘짐’이 아닌 ‘힘’이 될 때 한국 사회도 다시 희망을 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어른의 부머 경제학/전영수 지음/라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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