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HD현중·한화오션 ‘수출 원팀 MOU’ 체결
석종건 방사청장 “방산업계 동반성장 기틀 마련”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5/news-p.v1.20250225.d10c4824731244aab3da324e9d5be4ba_P1.jpg)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혈투를 벌이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해외시장 진출시 ‘K-함정 원팀’을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방위사업청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은 25일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방사청 과천청사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는 방사청에서 석종건 청장과 김태곤 국제협력관, 한화오션에서 어성철 특수선사업부장(사장)과 정승균 해외사업단장, HD현대중공업에서 주원호 특수선사업부 대표와 우권식 전무 등이 참석했다.
MOU는 향후 함정 수출사업에 참여할 때 정부와 함정업계가 원팀을 구성하고 각각 강점이 있는 분야에 집중해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 한화오션이 수중함을 주관하고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HD현대중공업이 수상함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하고, 한화오션이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잠수함 명가로서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늦어도 4월 초로 예상되는 KDDX 사업자 선정을 코앞에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양측이 손잡게 된 배경에는 K-함정 수출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호주 호위함 수출 좌초가 직접적인 동력이 됐다.
한국은 호주의 약 10조원 규모의 신형 호위함 11척 확보 계획인 ‘시 3000’(SEA 3000) 사업에서 1차 후보로 선정됐지만 작년 11월 2차 후보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후 국내 KDDX 사업 수주를 둘러싸고 과열경쟁을 벌이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코리아 원팀’을 구성하지 못한 채 각각 사업에 뛰어드는 바람에 결국 호주에서 일본과 독일에 밀리고 말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정부와 방산업계 안팎에선 두 업체 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다면 향후 3000t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서도 ‘호주 호위함 악몽’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모형. [헤럴드DB]](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5/news-p.v1.20250225.948bf63600144f5a9bf61f3b376112ad_P1.jpg)
방사청은 이번 MOU 체결에 대해 함정업체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도 자원배분과 기술공유를 통한 사업추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며 향후 수출 협력을 넘어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지속적인 협력을 통한 혁신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한국 방산업계에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정부 지원을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DDX 사업을 둘러싸고 한때 고소·고발전과 여론전 등 진흙탕 싸움을 펼쳤던 양측의 협력을 이끌어내기까지에는 방사청의 공이 적지 않았다.
방사청은 두 기업 간 소통을 촉진하는 동시에 필요한 내용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앞서 석 청장은 작년 호주 호위함 수주 실패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는 코리아 원팀을 꾸려 함정 수출사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리 수준에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국이 볼 때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을 잘 찾아내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선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역시 이번 MOU 체결과 관련해 글로벌 함정시장 진출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대한민국 국익과 평화로운 글로벌 해양안보 구축 이바지를 우선 고려했다고 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함정건조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정부와 관련기업이 MOU를 체결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원팀의 일원으로서 K-함정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방산업체의 사명감으로 이번 MOU에 임했다”면서 “MOU를 계기로 국내외 함정시장에서 업체 간 협력 기조가 이어지길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함정 수주라는 결실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 청장은 “MOU 체결이 한국 방산업계가 동반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세계무대에서 더욱 빛나기 위한 발걸음이자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K-함정 수출, 나아가 글로벌 해양안보 구축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아낌없이 원팀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