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가수 나훈아(78)가 은퇴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놓고 분열한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
11일 가요계에 따르면 나훈아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현 사태에 관해 한탄했다.
나훈아는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디고”라며 지휘자를 향해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고 지적했다.
또 어린 시절 형과 자신이 다투면 어머니가 형제를 같이 혼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형제는 어떤 이유에서도 싸우면 안 된다고 어머니가 그러셨다. 너희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방과 경제를 우려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인데 텔레비전에서 군인들이 계속 잡혀 들어가고 어떤 군인은 울더라.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냐.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말했다.
앞서 나훈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 계엄 해제 의결 사태 나흘 만에 열린 지난달 7일 공연에서도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했다. 그는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며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하고 잤다”고 한탄했다.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여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고 반문했다.
한편 나훈아는 지난해 2월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서울 KSPO돔에서 총 5회의 공연을 열고 약 7만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