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라 원격 조종 체험관 마련

애리조나에 있는 굴착기 조종

지난해 CES에 참가한 HD현대도 같은 기술 전시

“HD현대 기술력 캐터필라에 뒤처지지 않아”

캐터필라 CES 2025 부스에 마련된 원격 조종 체험관 [사진=한영대 기자]
캐터필라 CES 2025 부스에 마련된 원격 조종 체험관 [사진=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글로벌 1위 건설기계 업체 캐터필라의 부스. 캐터필라 부스에는 ‘원격 조종 체험관’을 체험하길 원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실제 원격 조종 체험관에 있는 조이스틱을 움직이자 라스베이거스에서 700㎞ 떨어진 애리조나에 있는 굴착기가 움직였다. 캐터필라 부스 관계자는 “원격 조종 기술이 캐터필라 기술력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캐터필라는 CES 2023에서도 원격 조종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원격 조종 기술은 HD현대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CES 2024 참석해, 캐터필라와 같은 원격 조종 기술을 소개했다. 당시 HD현대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3000㎞ 떨어진 애틀란트 공사 현장에 있는 휠로더를 조종하는 체험관을 조성했다.

캐터필라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건설중장비 전문지 KHL이 발간하는 옐로테이블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캐터필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6.8%이다. 2위 일본 고마쓰(10.4%)와의 격차는 6%포인트 이상이다. HD현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12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원격 조종 기술에서만큼은 HD현대 기술력이 뒤처지지 않는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18년 세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 건설기계 전시회에서 국가 간 880㎞ 원격 제어를 실제 장비로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에는 5G 통신 기술을 활용해 독일에서 약 8500㎞ 떨어진 한국 인천의 굴착기를 원격으로 조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건설기계 원격 조종 기술을 시연한 건 HD현대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들은 원격 조종 기술을 비롯한 무인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령화, 안전사고 등의 이슈로 향후 공사 현장에서 일하길 원하는 근로자들이 줄어들 가능성이 만큼 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필요하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건설기계 업체들이 무인화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무인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연평균 11.8% 성장해 2026년 185억3000만달러(약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HD현대는 건설기계 무인·자동화 솔루션 ‘콘셉트-X’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콘셉트-X는 드론이 미리 습득한 지형 정보가 종합 관제 센터에 전달, 센터에서 분석된 데이터를 장비들이 전송받아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