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으로 재치있게 사건을 전하는 경찰관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트위터(@polbusan)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BusanPolice)을 통해 지역 시민들에게 각종 사건ㆍ사고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곳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일하는 권효진(27) 경장은 단순한 사건을 유쾌한 언어로 표현하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당구장의 휴대전화 절도건에 대해 “당구는 멘탈게임입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외투탈의, 호주머니도 비우는 편안한 복장은 필수죠. 특히 쓰리쿠션때는 큐대와 일심동체가 돼야 하죠. 그 일심동체 순간을 노린 한 남성이 테이블에 놓인 휴대전화를 슬쩍했다가 검거됐습니다. 동부경찰서 소식입니다.”
그가 홍보담당관으로 SNS 홍보일을 맡게 된 게 1년 전. 권 경장은 “처음에는 누구를 검거했다는 일상적인 사건을 올려놓으니까 반응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지난 10월부터 스토리텔링식으로 사건을 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클럽에서 춤추며 아릿다운 여성들에게 부킹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한 남성. 자신을 튕긴 여성들이 춤을 추러 나간 테이블에 놓여진 스마트폰을 호주머니에 슬쩍했다가 붙잡혔답니다. 그녀를 가질 수 없었기에 스마트폰이라도 가졌어야 했나요?”
권 경장이 이런 식으로 SNS에 올린 사건은 200~300번 정도 리트윗되고, 댓글도 수십 개 달린다. 최근 두 달간 권 경장의 팔로워 수도 3000명가량 늘었고, 그가 올린 글이 재밌다며 사무실로 커피를 보내 준 사람도 있었다. 시민들의 이 같은 반응에 권 경장 자신이 가장 놀랐다. 2주 전에는 SNS 홍보를 잘했다는 이유로 승급(호봉 승진) 포상도 받았다.
평소 유쾌한 성격에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권 경장은 하루 사건 1~2개를 각색해 SNS로 전한다. 감을 익히기 위해 예능프로그램도 보고 좋은 글귀가 있으면 따로 적어놓는다.
사실 권 경장은 경찰 집안의 막내로 어릴 적부터 경찰을 꿈꿨다. 부친 권환우(59) 씨는 경찰 생활을 하다가 올해 6월 경감으로 퇴직했고, 형 권충현(29) 순경 역시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서 근무 중이다.
권 경장은 경찰에 합격한 뒤 대학(창원대 법학과)을 자퇴했는데 앞으로 사이버대 등을 통해 학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140자(SNS 글자 제한) 안에 모든 것을 표현하는 게 상당히 어려워요. 좋은 글을 위해 하루종일 고민하죠. 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힘이 나죠.
SNS 홍보일을 하는 동안에는 좋을 글을 위해 계속 고민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