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상공서 지상 30㎝ 물체식별 등 최첨단 기능 자랑… 4대에 1조3000억여원 초고가·효율성은 도마에
‘글로벌호크(Global Hawk)’. ‘세계를 나는 매’란 이름의 이 무인정찰기는 미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무기다. 20㎞ 상공에서 지상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예를 들어 20㎞ 높이의 하늘 위에서 아무개 씨 집 책상에 놓인 노트북까지 볼 정도다. 하늘 위에서 38~42시간 조종사 없이 3000㎞에 이르는 작전반경을 정찰할 수 있을 만치 능력이 탁월하다. 전문용어로는 고고도(高高度) 무인정찰기(HUAV)라 부르고, 탁월한 능력을 빗대 ‘작은 첩보위성’이라고도 불린다.
외형은 유별나지 않다. 높이 4.64m, 길이 14.5m, 무게 1만1600㎏ 정도이고 최대속도도 636㎞/h로 빠른 편이 못 된다.
문제는 값이다. 대당 가격이 3250억원이다. 1세트가 4대여서 이를 구입하려면 4대분에 해당하는 1조3000억여원의 돈이 필요하다. 원래 비싼 무기였다면 그럴 수 있다 싶겠지만, 기술유출을 우려해 안 팔겠다던 미국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한국에 팔겠다고 하자마자 몸값이 뛴 거라 영 개운치 않다.
실제로 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미 국방부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제시한 가격은 세트당 4862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9422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 10월엔 다시 8000억여원으로 조정됐다. 그러던 것이 현재 1조3000억여원으로 뛴 것이다. 불과 3년 만에 값이 세 배나 올랐다.
제조사 측은 몸값이 오른 배경을 놓고 신(新)기술 도입과 함께 한국 지형에 맞는 글로벌호크 개조비 등을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무기 판매 및 수입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은 협상을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군 작전권을 이양받기로 한 시기에 맞춰 지난 9년간 글로벌호크 도입을 추진해왔던 터라 값이 올랐다고 당장 이를 포기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입 결정에서부터 실전 배치까지 아무리 빨라도 4~5년이 걸리는 사업이니 만큼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글로벌호크 도입을 놓고 잡음은 계속될 조짐이다. 한반도 전체 길이는 950㎞ 가량이고, 이 중 절반인 북한을 정찰한다고 해도 500㎞ 작전 반경이면 충분한데 굳이 3000㎞ 작전반경의 정찰기가 필요하느냐는 지적이다. 이보다 작전반경이 작은 글로벌옵서버, 팬텀아이 등 다른 정찰기를 도입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에서 중고도 이상 무인정찰기를 직접 개발하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를 나는 매’를 갖기가 이래저래 힘들어질 것 같다.
김수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