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정태란 기자]“망했다, 택시비만 날렸다.”, “허무하다, 여기 왜 왔는지 모르겠다.”
솔로대첩이 열린 24일 오후 3시께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는 남성들의 탄식만 터져나왔다. 행사에 참여한 김태영(26ㆍ대학생) 씨는 “망했다. 택시비만 날렸다”는 탄식을, 또 다른 솔로 강성모(26ㆍ대학생) 씨는 “구경만 하다 갈 것 같다”고 푸념했다.
5000여명의 남녀 솔로들이 짝을 찾기 위해 여의도공원에 모인 가운데 진행된 솔로대첩. 이 행사에 참여한 남녀드르이 대부분은 ‘남자’였다. 솔로대첩에 참가한 본 기자가 보기에도 9대1의 성비로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기저기서 ‘당신이 마음에 든다’는 의미의 암호인 “산책하러 가실래요”라고 묻고 다니는 남성들의 목소리만 울려퍼졌다.
행사는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받은 지령에는 국기게양대를 바라 보며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에 서서 진행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는 지켜 지지 않았다.
또 3시 24분에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면 맘에 드는 사람에게 가 “같이 산책하시겠어요?”라고 묻기로 돼 있었지만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았다. 약속된 3시24분이 되자, 일부 사람들에게서만 알람이 울렸다. 3시 24분에 울려퍼지는 알람의 하모니, 댄스 등의 장관은 연출되지 않았다.
행사 주최 측 관계자는 “방송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일부에서만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어디선가 “연예인 정준영이 왔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자 솔로대첩 참여자들은 ‘본분(?)’을 잊고 그에게로 몰려가기도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자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같이 모여들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 몸을 데우라며 핫팩 등을 팔러 나선 상인들도 있었고, 수갑ㆍ장미도 등장했다. 수갑을 파는 사람들은 “채워서 도망 못가게 하세요”라며 참가자들에게 외쳤으며, “얼굴만으로는 안됩니다”라고 소리치는 꽃장수도 있었다. 체계적이지 못한 진행에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도 나왔다. 이숙경(가명ㆍ30ㆍ여) 씨는 “이번행사가 처음이라 체계적이지 않았지만 다음에 할 때는 체계적인 행사를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